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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러시아 생활 마침표를 찍어준 대표팀, 고마워요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여기는 러시아] 러시아 생활 마침표를 찍어준 대표팀,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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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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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축제라는 월드컵 기간이었지만 ‘치맥’ 한 번 못해 본 신세였다. 러시아 현지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던 탓이다. ‘응원장에 통닭과 맥주라도 들고 가 기분 내볼까’ 했지만 검문대 통과에 실패해 팬 페스트 현장 바로 앞에서 닭 한 마리를 친구와 나눠 먹어야 했다.

그래도 대한민국 대표팀에 자랑스럽고 고마웠단 말은 꼭 남기고 싶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부산에 있는 집으로 돌아갈 에너지를 충전해줬으니 말이다.

카잔연방대학 교환학생으로 넘어와 어느덧 반년이 흘렀다. 15명의 한국인 학생이 동고동락하며 러시아 생활을 이어왔지만 지쳐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사실 이번 학기 동안 예정된 수업은 이미 종료된 상태다. 동료 학생 중 8명은 먼저 한국으로 떠나고 7명이 남았다. 귀국을 미룬 건 바로 이곳 카잔에서 벌어지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F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이곳에서 치른다는 소식에 어서 집으로 달려가고픈 마음을 억누르며 쌌던 짐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그 힘든 인내의 시간은 ‘기적’을 두 눈으로 목격하게 해줬다.

사실 이곳 러시아에서 축구는 그렇게 매력 있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레슬링이나 하키 등 남성미 넘치는 스포츠가 대세다. 그러나 개막 이후 러시아 대표팀의 승전보가 연일 전해지면서 열광하는 이가 늘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딱 한국의 그 모습이었다. 향수병을 불러올 정도로 러시아인만 가득했던 카잔에 그리운 한국 말이 들려오자 울컥했다는 동기도 있었다.

다가오는 귀국 날짜를 앞두고 카잔까지 오는 한국 대표팀을 기다리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을 꺾고 이들이 보여준 에너지는 러시아 생활을 시원하게 마무리하는 최고의 선물이 됐다. /카잔=한신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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