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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학대 혐의 아빠, 증거 없어서 무죄?
신생아 학대 혐의 아빠, 증거 없어서 무죄?
  • 백세종
  • 승인 2018.07.01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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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이유 들어 혐의 부인…법원 1심서 무죄
“국민 법감정과 안맞다” 지적…피해자 “항소”
아빠가 졸다가 실수로 아이를 눌러 뼈가 부러졌을까. 아빠의 의도적 폭력이 있었을까.

지난달 28일 생후 50일 된 딸의 뼈를 부러뜨린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과 관련해 법원의 판단과 검찰의 수사, 의료진의 판단 등에 여러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는 판결이 내려진 때문이다.

법원은 졸던 아빠의 실수로 신생아의 뼈가 부러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아이의 엄마는 아빠의 폭행으로 인한 골절이라며,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검찰은 아동학대 의심 사건에서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채 기소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 노종찬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노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일관되게 피해자를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골절에 대한 법의학 의료진의 소견에는 폭행 아니면 실수 등 비 의도적(비 고의성) 상황을 단정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비 의도적 손상, 즉 잠결에 피고인이 피해자를 눌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또 피해자의 몸에 폭행으로 인한 멍 등 자국이 없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이유가 없는 점 등도 있다”고 무죄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5월 1일 전주시내 자택에서 당시 생후 50일 된 딸의 허벅지 뼈와 쇄골을 부러뜨리는 등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신생아 체조를 하다가 뼈가 부러졌다”, “잠결에 아이를 소파에서 떨어뜨렸다”, “기저귀를 갈다가 그랬다”는 등 진술을 번복했고, 심지어 “몽유병이 있어서 아이를 다치게 한 것 같다”는 말까지 하면서 학대혐의를 부인했다.

법원의 이번 무죄 판결의 취지는 사실상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피고인이 딸을 폭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만 지난 2016년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형의 적정성이 논란이 되자 대법원이 “국민 법감정을 반영해 엄정처벌하고 양형을 더 엄격하게 하겠다”고 밝힌 방침과는 사뭇 다른 판결이라는 지적이다.

사건 발생이후 A씨와 이혼 소송을 진행중인 부인은 “피해자의 고통은 생각하지 않고 피고인의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 같은 판결을 내린 법원에 대해 화가 나고 원망스럽다”며 “딸이 세 살이 됐지만 날씨가 굳은 날이면 지금도 허벅지 등을 만지며 아프다고 그러는데,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차라리 제가 대신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피해자 변호사인 임현주 변호사는 “검찰에 요청해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증거가 아니지만 각종 의료소견을 첨부해 아동학대에 대한 유죄를 받으려 했던 검찰은 “피고인이 몽유병이 없다는 의료 자문 기록도 제출하는 등 거짓 진술을 입증했는데, 법원이 너무 피고인의 주장만 받아들인 것 같다”며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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