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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공감의 정책목표인가
주민공감의 정책목표인가
  • 김원용
  • 승인 2018.07.03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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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추상적인 비전 보다 이것만은 꼭 해내겠다는 단체장들의 각오가 필요
▲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지난 6·13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전북발전 123 공약’이 논란이 됐다. 송하진 후보가 2014년 도지사 선거 당시 내세웠던 ‘관광객 1억명, 소득 2배, 도민 인구 300만명’공약이 실현되지 못한 허언이라고 임정엽 후보가 몰아붙이면서다. 송 후보는 ‘123공약’이 단순 캐치프레이즈 성격의 정책비전 제시일 뿐인데, 임 후보가 그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공약이냐 비전이냐를 놓고 두 후보 간 기싸움은 선거 내내 계속됐다.

단체장의 비전과 목표는 말 그대로 그저 희망일 수 있다. 송 후보의 ‘123 공약’에 대한 해명처럼, 목표 달성이 어렵더라도 지역의 미래를 위해 때에

따라서는 강한 의지를 표출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비전과 목표도 현실의 땅에서 나오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민선 7기가 출발하면서 자치단체마다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다. 새 단체장의 의지를 담았을 것이다. 그런데 시·군들이 새로 내세운 비전을 보면 대부분 추상적 구호일 뿐이다. ‘ 세계를 향해, 시민과 함께하는 찬란한 전주시대’ ‘시민과 함께하는 자립도시 군산’ ‘시민이 행복한 품격도시 익산’ ‘더불어 행복한, 더 좋은 정읍’ ‘다함께 열어가는 으뜸도시 완주!’ ‘무주를 무주답게, 군민을 행복하게’ ‘풍요로운 미래의 땅, 힘찬 장수’ ‘하나 되어 모두가 행복한 임실’ ‘함께하는 발전 행복한 순창’ ‘미래로 세계로! 생동하는 부안’…. 어느 시군의 슬로건이건 간에 다른 지역을 바뀌어도 별 이상할 것이 없을 만큼 차별성이 안 보인다. 그저 무난하고 아름다운 문구들이다.

도내 각 시·군의 정책 목표 역시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시·군들이 문화관광도시를 지향하며, 소통행정·교육복지·잘사는 농촌·활기찬 지역경제 등을 정책목표로 삼았다. 시·군 정책이 어느 일방에 편중될 수 없어 모든 것을 망라하고, 농촌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면서 비슷한 정책목표를 갖게 됐으리라.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군의 비전과 목표가 이렇게 대동소이 하다는 건 문제가 있다. 지역의 비전은 지역 주민이 일체가 되어 장래 실현코자 하는 꿈이다. 주민들과 괴리된 비전과 목표는 그저 시장실과 홈페이지에 걸리는 장식물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고창군과 김제시가 주민 공모를 통해 정책목표를 정하려는 시도는 그 내용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신선하다.

전북도의 비전과 정책목표는 어떤가. ‘아름다운 山河 웅비하는 생명의 삶터, 천년 전북!’이 새 슬로건이다. 비전이나 캐치프레이즈는 지역을 상징하면서 단순 명쾌할 때 잘 와 닿는다. 멋진 구호도 좋지만, 지역의 특성과 정신이 담겨야 감동을 줄 수 있다. 과연 이 슬로건에 일반 국민들의 공감과 감흥을 살 수 있을까. 아름다운 산하, 웅비하는 생명의 삶터가 전북만의 특징인가.

전북도의 5대 정책목표도 불만이다. 삼락농정 농생명산업, 융복합 미래신산업, 여행체험 1번지, 새만금시대 세계잼버리, 안전·복지 환경·균형이 민선7기의 정책목표다. 민선 6기의 연장선에 있다. 정책목표에 많은 것을 담아 이를 추진하려는 의지를 비판할 수는 없다. 그러나 4년간 이룰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전북이 잘 할 수 있는 성장동력 하나만 잘 키워도 평가받을 수 있다. ‘새만금 세계잼버리’보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내세우는 게 훨씬 구체적이며 명쾌하다. 미래신산업이나 농생명산업 또한 두루뭉술하기는 마찬가지다. 식품산업만 우뚝 세워도 전북의 미래를 밝힐 수 있다고 본다. ‘이것저것 다가 아닌, 이것만은 꼭 해내겠다’는 단체장의 출발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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