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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 '같이의 가치'를 진정 중시하는가
농협은 '같이의 가치'를 진정 중시하는가
  • 전북일보
  • 승인 2018.07.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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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가 과도한 실적 제한을 가해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을 사는 일이 빈번한 것은 유감이다. 발주처는 규정대로 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발뺌하지만 ‘이현령비현령’이란 비난이 거세다. 자신들의 편의 또는 특정업체 봐주기식이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농협중앙회는 엊그제 ‘농협케미컬’ 창고를 익산시에 신축하기로 하고 설계용역 입찰공고를 냈는데 7억 2000만원 규모다. 농협은 지상 1층, 연면적 2만1766㎡ 규모의 창고시설인 이번 입찰공고에서 ‘공고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국내에서 발주한 단일공사(동일 구조물 공사만 인정) 중 건축법상 창고시설물로서 연면적 2만1000㎡ 이상 신축 및 증축(순증축 면적만 인정), 개축공사 설계용역 이행 완료 실적을 보유한 업체’로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했다.

건축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이걸 충족하는 업체가 전국적으로 몇 개 불과하다. 도내에는 전무하다”고 말했다. 농협의 과도한 실적제한으로 모처럼의 발주사업이 지역업체들에겐 ‘그림의 떡’이 됐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창고시설 정도라면 통상 발주처가 설계용역 규모의 50% 가량 실적을 입찰 참가자격으로 제시한다. 농협이 100% 가까운 실적을 요구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처럼 발주처가 과도한 입찰제한 조건을 내세워 지역업체를 외면하는 일은 적지 않다. 실제로 농협은 전주 서부신시가지로 이전한 전북통합본부 신축공사를 추진하던 지난 2014년 전북지역 건설업체를 배제한 ‘꼼수 입찰’을 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전북업체를 참여시키겠다고 했지만 정작 공동수급을 맺지 않아도 되는 ‘권장’ 수준으로 공고를 낸 것이다. 농협은 결국 이듬해인 2015년 지역업체 참여비율을 30% 이상으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고를 다시 내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은 발주자 의도에 맞게 추진 및 완공돼야 한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 이뤄지는 사업에서 지역이 전혀 외면되는 것은 문제 있다. 농협은 이번 입찰을 재고해야 한다. 과도한 조건을 내세워 누군가를 봐주고 싶어한다는 의구심을 자초하지 않아야 한다. 농협은 ‘같이의 가치’를 중시한다. 지역과 함께하지 못하는 ‘같이의 가치’는 표리부동이다. 농협은 이제라도 재공고를 통해 지역상생 면모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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