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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 ⑥ 유럽 최대 경제 강국 독일의 지방분권 - 16개 모든 주 경제·재정력 격차 해소…지방재정조정제도 큰 역할
[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 ⑥ 유럽 최대 경제 강국 독일의 지방분권 - 16개 모든 주 경제·재정력 격차 해소…지방재정조정제도 큰 역할
  • 김윤정
  • 승인 2018.07.05 2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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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재정·조직권 등 지방정부 독자적 권한
경제력 높은 주정부가 침체된 곳에 각종 도움
수도만 잘 사는 것 탈피…고른 ‘지역발전’에 중점
살기좋은 수도 ‘베를린’…성장보단 예술문화 중심
▲ 독일 정치 1번지 독일연방의회 의사당. 독일식 선진 정치문화와 선거제도는 16개 주의 지방자치를 보장하는 독일식 연방제와 하나가 돼 장점이 더욱 극대화 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강력한 중앙집권을 기반으로 하던 과거의 국가 성장 패러다임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헌법을 통해 지방분권국가를 천명하고 있는 독일은 헌법조항 44%가 지방자치와 관련한 조항이다. 독일은 연방 16개 주 모두 자체 조세 수입으로 재정 자립을 이루고 있으며, 재정이 어려운 주는 의회를 거쳐 예산 재조정을 받아 잘사는 지방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이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치권력이 집중된 도시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가 독일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통일독일은 수도부터 잘 살아야 된다는 편견을 깬 국가다.

△독일헌법과 지방분권

독일은 헌법 제20조 1항에 ‘사회 연방 국가’임을 밝히고 있다. 독일의 지방분권 국가 천명은 기존 중앙집권 권력구조를 청산하고, 풀뿌리민주주의 중심의 국가질서를 정립하도록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올해 IMF 발표에 따르면 독일은 명목기준 GDP가 4조 2116억 달러로 세계4위의 경제대국이다. 5위인 영국(2조9632억 원)과의 격차도 크다.

2차 세계대전이후 통일독일의 경쟁력은 강한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이 이끌었다는 평가다.

독일은 헌법을 통해 광범위하고 효율적인 지방분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가 입법·재정·조직권 등을 독자적으로 갖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중앙부처가 지자체와 지역본부의 예산은 물론 권한까지 틀어쥐고 있는 구조다.

독자적인 권한은 곧 자율성으로 이어졌다. 독일은 일반적으로 함부르크와 헤센, 바이에른 주가 수도인 베를린 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소득수준도 높다. 한국은 수도와 거리가 많이 떨어지면 발전의 약점이 되지만, 독일은 수도권 집중 현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잘 사는 지방이 수도 베를린은 물론 베를린에 인접한 브란덴부르크 주를 도와주고 있다. 이는 수도권인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가 과거 경제력이 약했던 동독지역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50년 세계사를 비춰볼 때 철저한 연방제와 지방분권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독일 균형발전의 핵심 재정조정제도

정치와 권력의 중심인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보다 타 지방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독일만이 가지고 있는 지방재정조정제도가 큰 역할을 했다.

독일은 지역 간의 경제력 차이와 지방정부 간의 재정력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지방재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가장 핵심은 주정부 간의 ‘수평적’ 재정조정제도다. 경제력이 높은 주정부와 경제가 침체된 주정부 간 각종 세수가 독일 국민 평균 수준에 맞춰 재조정돼 각 지방에 뿌려지는 것이다.

주민 한 사람의 재정력이 전국 평균의 70% 이하인 주는 전국 평균의 100%에 가까운 수준까지 재정조정이 이뤄진다. 아무리 못 사는 지방이라도 95%정도의 재정조정을 받는다.

또 주민 1인의 재정력이 71~80%인 주는 93.5%까지, 81~90%인 주는 96% 수준까지 상향적 재정조정이 이뤄진다. 재정력이 전국 평균(100%)에 가까운 주는 재정조정대상에서 제외된다. 재정력이 105~110%인 주는 104%까지, 재정력이 111~120%인 주는 106.5%까지, 121~130%인 주는 109% 수준까지 하향적 재정조정이 이뤄진다.

독일의 16개 주 중 전국 평균 이상의 재정력을 초과하는 주는 헤센, 바이에른, 바덴, 뷔르템베르크 4곳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이들 지역이 한국의 경우처럼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인 경제력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경우처럼 수도권에 국가 경제력과 세수의 대부분이 집중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북은 우리나라 국세비중의 1.04%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아무리 많은 자치권이 지방정부에 주어진다 해도 재정 기반이 갖춰지지 못하면 지역 간 격차는 커질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독일의 재정조정제도는 분권화의 핵심과 지역균형발전에 필요한 제도를 통일에 맞춰 만들어낸 것이다.

△가난한 베를린에서 배운다

▲ 독일 수도 베를린의 최대 번화가인 포츠담 광장의 모습. 베를린은 서울은 물론 다른 유럽 선진국 수도 번화가에 비해 여유로운 풍경을 가지고 있다. 통일된 독일정부가 수도권 집중발전보다 지역균형발전을 택했기 때문에 나타난 모습이다. 독일 베를린=박형민 기자
▲ 독일 수도 베를린의 최대 번화가인 포츠담 광장의 모습. 베를린은 서울은 물론 다른 유럽 선진국 수도 번화가에 비해 여유로운 풍경을 가지고 있다. 통일된 독일정부가 수도권 집중발전보다 지역균형발전을 택했기 때문에 나타난 모습이다. 독일 베를린=박형민 기자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임에도 가난한 도시로 꼽힌다. 독일평균 GDP와 실업률을 따졌을 때 객관적으로 재정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다.

인구는 380만명으로 독일에서 최대지만 경제력은 비례하지 않고 있다. 이는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해서 절대적인 노력과 자원을 쏟아 붓는 발전모델을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인구가 많고, 수도라는 상징적 위상을 이유로 국가재정의 과반수를 투입시켜 발전을 이룩했지만, 독일은 다른 방식의 발전 방식을 택한 것이다.

수도인 베를린은 오히려 독일 대기업의 본사가 위치해 있는 경제도시의 위상보다 유럽정치의 중심이자 예술가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권력이 집중돼 있음에도 철저한 지방분권 원칙으로 수도인 베를린에 국가의 모든 경쟁력을 투입하지 않은 것이다.

독일 경제를 상징하는 연방중앙은행은 프랑크푸르트에, 철도청은 본에 있다. 함부르크는 해운업과 무역업, 프랑크푸르트는 금융업, 슈투트가르트는 자동차산업이 중심이다. BMW는 뮌헨에, 폭스바겐은 볼푸스부르크에, 아우디는 넥카스울름에, 지멘스는 에를랑겐, 바이엘은 레버쿠젠에 본사가 있다. 이 같은 국가기능의 고른 분산은 지난 50년간 독일이 추진해 온 ‘지역발전’을 근간으로 한 국가발전전략이다.

2001년부터 2014년 말까지 13년에 걸쳐 베를린 시정을 맡아온 클라우스 보베라이트(Klaus Wowereit) 전 시장은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하다(Berlin ist arm, aber sexy)’라는 슬로건 아래 도시를 발전시켜 세계 예술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베를린은 독일 평균 경제력에 못 미치지만 젊은이들이 많고,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최근 5년간 베를린 인구는 연평균 4만~5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베를린을 비롯한 구 동독지역은 통일이후 독일 내에서 산업 개발 속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디다. 그러나 다른 유럽 국가 도시에 비해서는 부유하다.

베를린은 스타트업이 몰려들면서 격동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젊은 창업가들이 몰려들면서 하위를 맴돌던 지방재정 수입도 중위권으로 올라서는 추세다. 베를린은 서울은 물론 프랑스, 영국 등 다른 서유럽 선진국 수도에 비해 훨씬 여유롭다. 수도권 과밀에 시민이 불편하고, 다른 지역은 사람이 없어 고민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베른하르트 슈파이어 베를린 주 정부 재무장관은 “베를린이 독일의 수도라 할지라도 다른 지역보다 정치적 재정적으로 집중특혜를 받는다면 통일의 부작용이 더 컸을 것”이라며 “베를린은 현재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해지면서 경제자립도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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