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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에 20여년 고통…집에 자식도 안와요"
"악취에 20여년 고통…집에 자식도 안와요"
  • 천경석
  • 승인 2018.07.0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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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김제 만경읍 일대 15개 마을의 이장, 주민이 모여 만든 비상대책위원회가 유기질비료 제조 사업장의 악취 냄새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냄새 한 번 맡아보세요. 집안에서도 구토가 나와요. 오죽하면 외지에 나간 아이들이 집에 안 오려고 하겠어요.”

김제시 만경읍 춘천마을 김덕길 이장의 말이다.

김제시 만경읍 일대 마을 주민들이 인근 한 유기질비료 제조 사업장에서 발생한 악취에 고통받고 있다며 비상대책위까지 구성해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회사는 가축의 분뇨 등을 이용해 유기질비료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사업장 인근 15개 마을 이장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악취 피해가 도를 넘어 쾌적한 환경 속에서 생존할 기본적 권리를 심각하게 파괴당하고 있다”며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비료 제조 사업장 인근 악취는 당연하다 볼 수 있지만, 주민들이 이렇게까지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에 현장을 직접 찾았다.

5일 직접 찾아가본 사업장 앞에서는 예상대로 악취가 진동했다. 인상을 찌푸리는 기자에게 마을 주민은 “이 정도는 참기름 냄새처럼 고소한 것”이라며 “오늘은 평소보다 냄새가 훨씬 나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악취에 생활하기 힘들 정도라고 호소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콧속으로 파고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악취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밥을 먹다가 식욕이 달아나 버리고, 자다가도 악취에 잠이 깨는 날이 부지기수”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의 삶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는데도 관계 당국의 대응은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들이 고통받은 것은 해당 업체가 문을 연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악취 때문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어와, 일부 주민들은 김제시는 물론이고 환경부에도 민원을 제기했지만 제대로 된 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제시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악취와 관련해 행정처분을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제시에서도 주민들로부터 악취 민원이 빗발쳐 수치 측정에 나섰지만, 측정할 때마다 수치가 기준치 이하로 나왔기 때문이다.

김제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알고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사업장 인근을 방문하다 보니 공무원들의 옷과 차에도 냄새가 배었을 만큼 속속들이 알고 있다”면서도 “장비를 가지고 측정하러 나가면 기준치를 넘지 않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기 위해 무인장비 설치를 협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업체는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악취 저감조치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업체 대표는 “비료 공장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 건데,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민원이 제기돼 회사에서도 악취 저감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약품을 이용해 최대한 악취가 배출되는 것을 막고, 시설을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잘 돼 있는 다른 공장을 벤치마킹해서라도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시설을 밀폐하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대표는 “냄새가 바람에 날릴 것을 우려해 공장 자체를 밀폐하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며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비대위와 협의를 잘 진행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책위와 해당 업체는 빠른 시일 내 협의를 통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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