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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가 민주주의의 일이라면
투표가 민주주의의 일이라면
  • 칼럼
  • 승인 2018.07.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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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이전 세대보다 빠르게 정보 수용하기에 선거 참정권 보장해줘야
▲ 최아현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여러모로 시끄러운 6월이 지나갔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던 월드컵도 한 몫 했지만, 조금 더 강렬하게 남은 것은 6월 지방선거다. 오늘날 우리는 대의 민주주의를 선택하고 있다. 대리자를 선출하고 그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언뜻 보기에 대한민국은 이 개념을 잘 이행하고 있다. 겉보기에 멀쩡했던 양파가 속이 멀쩡하지 못한다면 그건 무슨 이야기일까. 양파의 속을 들여다보려면 양파의 껍질을 한 꺼풀 벗겨보는 수밖에 없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 동안 전주의 남부시장 청년몰에 청소년들이 모였다. 청소년들은 모여 스스로가 교육감 선거에 대한 공약을 내걸고 유세와 선거를 진행했다. 학생 인권 조례와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당장 학교에서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한 개선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전국에서는 18세 이하의 청소년들의 모의투표가 진행됐다. 청소년들이 직접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교육감을 뽑았다. 청소년들은 각자 자신이 바라는 방향의 정책을 시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사람에게 한 표를 던졌다. 공약을 꼼꼼히 읽고 나에게 맞는 공약을 내건 후보자에게 힘을 실었다.

위와 같은 행사를 진행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18세 참정권 실현을 위한 6·13 지방선거 청소년 모의투표 운동본부 등의 단체가 진보 성향이 두드러지지만 이러한 의견도 수용할 가치가 있다. 이들 모두 미래의 유권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부모가 이러한 정치 성향을 따르거나, 이 후보자가 유명해서 한 표를 행사하지는 않았다. 청소년들은 현재 지역구에 살고 있는 당사자이자, 정책 시행의 주체로서 의사를 표현했다. 하교 시 교통편 제공 및 교육 정책 진행에 있어서의 학생 의견 반영 등 실질적인 행정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교육 정책의 주체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을 청소년들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모의투표의 결과는 실제 선거 결과와 달랐다. 전국의 당선자 중 대구, 대전, 경북, 전남의 4명의 당선자가 청소년들의 모의투표 결과에서는 낙선했다. 유권자와 청소년의 견해가 갈린 것이다. 이와 같이 실제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람과 교육정책 안의 당사자의 이해관계에는 괴리가 있음이 분명하다. 당장 정책 시행의 대상자가 되고, 그 정책으로 하여금 입시 정책과 학교 안과 밖에서의 보호가 시시각각 달라지는 청소년에게야 말로 참정권이 필요하다. 정책시행의 당사자가 자신의 대표자를 뽑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런 사회는 민주시민을 기를 수도 없고, 민주주의 사회로 성장할 수 없다.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은 “정보 습득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터넷이 있는 모든 곳에는 늘 정보가 있고 가장 먼저 시험이 되는 대상과 기민하게 반응하는 대상 모두 청소년이다. SNS에 정보가 범람하고 있고, 청소년과 비청소년 모두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학습한다. 청소년은 이전 세대에 비해 다양한 매체에 접근이 용이하며, 새로운 매체는 10대~20대를 타겟팅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전 세대보다 훨씬 기민하게 정보에 반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문에 청소년들에게는 적어도 교육감과 최소수준의 지방선거의 참정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주체가 대리인마저 뽑을 수 없다면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투표가 민주주의의 일이라면 유권자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최아현 씨는 전주대에서 역사문화콘텐츠와 한국어문학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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