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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교육공무원, 비리 사학 방패막이인가
퇴직 교육공무원, 비리 사학 방패막이인가
  • 전북일보
  • 승인 2018.07.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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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졌던 퇴직 교육공무원들이 사립학교 등에 재취업해 논란을 빚고 있다.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퇴직하기 직전까지 각종 정보와 권한을 독점했던 위치에 있다 퇴직 후에 사학의 방패막이 노릇을 함으로써 사학비리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행태는 꽤 오래된 교육계 적폐 중 하나로 아직도 근절되지 않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도내 초·중·고교 사립학교에 취업한 교육청 소속 퇴직 공무원은 모두 6명이다. 이 중 사립학교 교장으로 재취업한 퇴직자가 4명이며 교감과 행정실장은 각각 1명씩이다. 또 교사 퇴직자는 1명이고, 나머지 5명은 모두 5급 이상 고위 행정직 출신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내 사립학교에서 교장·교감으로 재직 중인 전북교육청 퇴직자는 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숫자의 많고 적음을 떠나 교육계의 청렴의식을 흐리게 하고 사학비리가 독버섯처럼 돋아나는데 일조를 한다는 점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초·중등 사립학교와 해당 학교법인에 대한 지원 사업, 안전감독, 인·허가와 조달업무 등에서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현직에 있을 때 사학에 혜택을 제공하고 퇴직 후 사학 취업으로 보상을 받는 구조다. 또 이들은 과거의 상하관계를 이용해 사학에서 교육청 감사를 무마하거나 예산을 당겨오는 등의 로비역할도 하고 있다.

그렇지만 공직자윤리법을 보면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에서 “퇴직일로부터 3년간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밀접한 관련성’ 등 법 해석이 모호한 탓에 교육계 퇴직공무원들이 사학에 둥지를 트는 것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부조리를 막기 위해 지난해 3월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어찌된 일인지 1년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적폐는 공직사회의 청탁 금지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소위 김영란법에는 저촉될 수 있다. 이를 엄격히 해석해 교육계 퇴직 공무원들의 재취업을 근절해야 할 것이다. 전북의 경우 교육청에서 이에 대한 파악에 들어갔다니 다행이다. 혹여 이에 협조하지 않는 사학들이 있다면 단호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 기득권층의 부정부패와 특권의식이 얼마나 우리 사회를 멍들게 했는가를 똑똑히 보았다. 그런 차원에서 퇴직 공무원들의 재취업 문제를 엄중히 대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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