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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 ⑦ 독일 재정 책임자에게 듣는 지방분권 "수도권에 몰린 재정, 지역분배 여부가 한국 균형발전 핵심"
[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 ⑦ 독일 재정 책임자에게 듣는 지방분권 "수도권에 몰린 재정, 지역분배 여부가 한국 균형발전 핵심"
  • 김윤정
  • 승인 2018.07.09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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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원적 법률체계’ 바탕
연방-지방정부간 재정 조정
연대의식보다 개인주의 심화
잘 사는주 반발 나오는 실정
한국, 유럽과 성장뿌리 달라
독자적 분배 제도 고안 필요
▲ 독일 브란텐부르크 주 정부 청사에서 다니엘라 트로초프스키 주 재정 담당관(왼쪽)이 브란덴부르크의 재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 주 정부 청사에서 베를린 주 정부 재정 총책임자인 베른하르트 슈파이어 박사(오른쪽)가 각 지방별 재정 자립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독일 = 박형민 기자

중앙정부가 전권을 틀어쥐고 있다가 지방정부에 일부 권한을 이양해 준 것이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시작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2년이 지났고 사회복지 등 많은 정책 이행을 지방정부가 담당하면서 지방분권 확대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전북도와 전주시 등 도내 지자체의 지방재정 자립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방은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지 않고 살림살이를 해나갈 수 없기 때문에 지방출신 ‘요직’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는 한국사회 전체의 폐단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보는 베를린 주 정부 재정 총책임자(Head of unit) 베른하르트 슈파이어 박사와 다니엘라 트로초프스키 브란덴부르크 주 재정 담당관을 만나 독일 지방분권 역사와 특징을 들어보고 한국식 지방분권 모델을 논의했다. 인터뷰는 베를린 주 정부 청사와 포츠담에 있는 브란덴부르크 주 정부 청사에서 각각 진행했다.

-독일은 전 세계에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 잘 양립한 나라로 평가받습니다. 독일에서 선진 지방자치가 정착하게 된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베른하르트 슈파이어 베를린 주 정부 재정 총책임자=“통일 후 연방주의가 정착에 성공한 것이 주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집권과 지방자치 등 한 나라의 통치 구조를 이야기 하려면 역사적 토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독일의 지방분권은 프랑크 왕국의 분열, 신성 로마제국 시절이후부터 영주제도를 통해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 지방자치의 위기는 근대 민주주의 위기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히틀러 나치 정부는 지방자치제도 전면 중단 조치를 내리고 중앙집권 독재를 시작했죠, 이때가 가장 지방분권 암흑기였다고 봅니다. 이후 독일은 전쟁책임과 분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연방제와 통일을 꾀했습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서독은 지방자치제도를 부활시켰고, 1949년 독일 기본법을 제정 공포했습니다. 1990년 10월 3일 동서독의 통일을 계기로 16개 주정부에서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했습니다. 그 때 나온 것이 동서독 간 경제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지방재정조정제도입니다.”

-독일은 지방재정 독립과 함께 중앙(연방)정부의 지원이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지방분권 논의가 추진되기 어려운 것도 사실 한국식 지방분권에 맞는 재정제도를 만들어 내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니엘라 트로초프스키 브란덴부르크 주 재정 담당관=“독일은 이원적 법률 체계를 기본 특성으로 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는 연방 법률을, 지방정부는 지방 법률인 주 법률을 제정할 권한이 있습니다, 지방정부인 각 주는 지방자치기본법을 스스로 제정할 권한이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는 법률의 범위 안에서 자치법규인 조례와 규칙 제정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무엇보다 재정 체계, 기능 배분 체계가 지방에 보장돼 있습니다. 독일은 연방, 주, 지자체가 세원을 공유하는 공동세제도가 강합니다. 또한 주정부 간의 수평 재정조정제도가 지방재정조정의 큰 기능 역할을 하고 있고요.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세원 배분 수준도 지방이 더 높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에 꼭 독일과 같은 모델을 적용한다고 해서 같은 현상이 나올거라 보진 않습니다. 양국의 발전과정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지요. 한국은 미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차용했지만, 연방제 국가인 미국과는 또 다른 정체성을 확립했어요. 이미 선진국으로 진입한 한국에서 지방분권 모델을 수립하려면 역사적 배경과 분단국가라는 특성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 관점에서 보면 수도권인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 주가 독일 내에서 사실상 경제낙후지역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베른하르트=“베를린이 수도임에도 가장 잘 사는 지방이 아닌 이유는 우선 구 동독지역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이후 그래도 베를린은 빠르게 경제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독일주요 산업인 자동차와 항만기업의 본사가 있는 지방이 월등히 잘 살기는 하지만 정치 중심지가 꼭 경제 중심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베를린시의 재정 책임자로서 우리지역에 더 많은 예산을 끌어오고 집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일이 지역균형발전을 잘 이뤘다고 하나 재정조정을 받는 우리 시 입장에서도 지역이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요즘 독일 내 분위기도 변하고 있어 재정조정제도가 영원할 것이란 보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

-독일의 지방재정조정제도는 여러 나라가 벤치마킹하려는 사례입니다. 직접 재정조정을 받는 지역의 입장에서 본 지방조정제도가 궁금합니다.

△다니엘라=“한국의 전라북도와 브란덴부르크 주는 자체 예산과 재정만 가지고 지방정부 운영이 힘들다는 것이 닮아있습니다. 한국만큼 격차가 크진 않지만요. 지방재정조정제도는 낙후지역에 꼭 필요합니다. 어디에 살든 독일 국민이라면 거의 비슷한 수준의 복지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지방재정조정제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에서는 이 제도가 여러 가지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에요. 연대의식보다 개인주의가 점점 커지면서 소위 부자 주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통일독일 균형발전의 원동력입니다.”

△베른하르트=“재정조정제도가 완벽한 제도는 아니지만 독일에 아직까진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물론 다른 지방에 자신들의 세수를 왜 써야 하느냐는 불만이 최근 고조되고 있긴 합니다. 이는 현대사회 개인주의가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정을 상향조정 받는 지방정부는 다른 지역의 세금으로 준 돈을 낭비하거나 방만하게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중앙집권제와 지방분권 무엇이 더 옳은 제도라고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만, 일방적인 권력이 돈을 틀어쥐고 이를 배분하는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재정조정제도는 독일의회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제도입니다. 반발과 초기 부작용이 없는 제도는 없습니다. 만약 재정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구 동독지역에 있던 지방정부는 빚에 허덕이고 있었겠죠. ”

-한국에서 재정분권과 수평적 재정조정제도는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일단 과감하게 하자는 의견도 많습니다.

△베른하르트=“서울은 대표적인 메갈로폴리스(거대한 도시 집중지대)입니다. 서울 자체 인구는 줄지만 서울인근지역이 사실상 서울과 동일시되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서울은 한국의 놀라운 경제발전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커진 도시죠. 독일 인구는 8229만3000명입니다. 그중 베를린에는 380만 명 정도가 살고 있어요. 베를린을 둘러싸고 있는 브란덴부르크 인구를 합쳐도 700만 정도입니다. 반면 한국의 수도권에는 260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업이 많고 인구가 많으니 세수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다른 지역은 축소되었기 때문에 균형발전 차원에서 재정의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무섭게 성장한 국가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제도를 고안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한국과 독일국민의 인식은 물론 서울의 정체성과 베를린의 정체성은 다르기 때문이지요. 취재진의 말을 통해서 볼 때 한국의 지역균형발전 핵심은 서울과 수도권에 몰린 권력과 돈을 어떻게 각 지역에 분배하고, 자생할 수 있는 성장 발판을 만드냐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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