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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늘어나는 2030 탈모 - '취직 못한 것도 서러운데…' 휑한 머리에 더 우울한 청년들
[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늘어나는 2030 탈모 - '취직 못한 것도 서러운데…' 휑한 머리에 더 우울한 청년들
  • 칼럼
  • 승인 2018.07.10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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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병원진료 중 43%가 청년세대
취준생들 면접 불이익 걱정에 한숨
사회인식·심리적 문제로 병원 꺼려
비용 부담에 약 사러 서울원정까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A씨는 몇달 전부터 머리를 짧게 깎고 있다. 수년 전 군에서 전역하면서부터 시작된 탈모증상이 최근 들어 유독 심해졌기 때문이다. 입대하기 전에는 긴 머리를 멋지게 꾸미고 다녔지만 전역 이후 다시 머리를 기르면서 A씨는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과 휑한 정수리를 마주했다. 이 때문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짧은 머리를 선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년도 자료에 따르면 탈모증으로 인한 전체 병원진료의 43%가 20대와 30대의 진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중년과 노년의 골칫거리로만 여겨졌던 탈모가 청년의 문제가 되고 있다.

취업준비…면접 생각하면 한숨만

취업준비생 B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토익, 자격증, 해외봉사 등 서류전형을 통과할 스펙도 문제지만 탈모로 인해 유독 넓어진 이마가 면접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염려하고 있다. 평소에는 앞머리를 길러 이마를 덮기 때문에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는 것 이외에는 이마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않았지만 면접 때는 앞머리를 올려 이마를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걱정이 크다. 더욱이 최근 탈모로 인해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언론보도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면서 B씨의 초조함을 더하고 있다. B씨는 만약 이번 면접에서 탈모로 인해 떨어진다면 모발이식을 받아볼 생각이다.

“병원에서 이마는 약을 먹어도 유지만 될 뿐이지 전처럼 나아지지는 것은 없다고 하더라구요, 정 안되면 모발이식이라도 해야죠.”

심리적인 문제, 병원 찾기도 꺼려

“여기저기서 봐서 대강 알지만 그래도 안 쓰는 것 보다는 좋지 않을까 싶어서 썼죠.”

탈모증세가 4년째인 서른 살 C씨는 ‘탈모방지’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용해 봤다. 샴푸, 에센스, 마사지기 같은 제품은 물론이고 두피클리닉 서비스, 발모에 좋은 차(茶)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았다. 그렇게 머리에 쓴 돈만 수 백만원. 그러나 여전히 머리는 계속 빠졌고 C씨는 작년에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처음부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처방을 받았다면 충분히 머리숱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미 C씨의 정수리와 이마선은 머리가 많이 빠진 상태였다.

머리에 수 백만원이나 쓸 만큼 탈모를 걱정했지만 C씨는 정작 병원만큼은 피하고 싶었다고 한다. 대머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있는 만큼 탈모증세로 병원을 찾고 진료를 받는 그 자체가 일종의 유죄선고로 생각됐다고 했다.

“뭐라고 말로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데 머리빠지는 것에 대한 걱정과는 별개로 피부과에서 탈모라고 얘기를 듣는 그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좀 있었어요 그래서 병원을 못간거 같아요.”

약값 부담에 쪼들리는 주머니…서울로 나갑니다

전체 환자의 대다수는 정수리와 이마에서 탈모가 시작하는 안드로겐 탈모증에 해당한다. 그런데 안드로겐 탈모의 치료는 미용치료로 분류해 처방약이 비급여 항목으로 지정돼있다. 때문에 의료보험의 보장이 제한되며 약값지출을 오롯이 환자가 자비로 부담해야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20대에게는 더욱 가혹한 현실이다. 결국 20대 탈모환자 D씨는 먼 곳으로 눈을 돌렸다.

병원이나 집에서 가까운 약국을 포기하고 정기적으로 서울에 있는 도매약국을 방문하고 있다. 서울까지의 교통비, 소비되는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몇 달치 약을 한꺼번에 사오면 남는 장사라고.

“먹는 약, 바르는 약을 종류별로 2개월치 받으면 약값이 10만원을 넘었어요, 용돈 타서 쓰는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라서 몇 달에 한 번씩 서울에 있는 도매약국을 갑니다. 황금 같은 주말을 날리지만 돈은 그만큼 굳어요.”

▲ 탈모치료, 먹거나 바르거나…해외직구 저렴하지만 품질보증 못 해

탈모가 시작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2030세대가 ‘탈모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탈모예방 및 초기 단계에서 구매가 시작되는 샴푸 매출 역시 급상승하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 티몬이 지난달 밝힌 최근 3개월 판매량을 보면 일반 샴푸 매출은 2% 하락했지만, 탈모 방지용 샴푸 매출은 1002% 증가했다.

탈모 방지용 샴푸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연령층은 30대였다. 구매량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2%, 20대는 18% 등 2030세대가 전체 탈모샴푸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탈모약을 먹는 2030세대도 많다. 탈모약은 크게 먹는 약과 바르는 약으로 나뉜다. 의료보험의 보장을 받지 못하는 탈모 환자들은 약값 지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바르는 탈모약은 먹는 약과 달리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기에 처방전 없이도 구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진찰을 받거나 약국을 거치지 않고 이베이, 아마존 등에서 해외직구로 구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에도 불구하고 해외직구에는 큰 결점이 있다. 바로 신뢰성과 안전성의 문제. 약품을 취급하는 딜러는 검증받은 약사가 아니기에 문제 발생 시에 책임을 질 수도 없고 약의 품질 또한 보증할 수 없다.

전북대병원 피부과 전문의 박진 교수는 “일반의약품도 약사의 지도가 필요한 의약품이기에 당연히 약국에서 구매하는 것이 맞다”며 “또한 해외직구 제품은 알레르기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가 없고 더욱이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진짜 해당 약품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이민욱 전북대 신문사 전 사회부장
▲ 이민욱 전북대 신문사 전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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