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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구멍만 봐도 오싹…'몰카 불안'에 떠는 여성들
빈 구멍만 봐도 오싹…'몰카 불안'에 떠는 여성들
  • 천경석
  • 승인 2018.07.11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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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내 건물 女화장실 조심하라” SNS 들썩
도내 최근 3년동안 ‘촬영 성범죄’ 274건 발생
경찰단속 한계, 자치단체도 대책 마련 나서야
▲ 전주지역 SNS 게시글에 올라온 ‘몰카를 조심하라’는 내용의 포스트잇.

#. 지난 10일 오후 전주 지역 시민들이 모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몰카(몰래카메라)를 조심하라’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전주지역 한 건물 지하 여자 화장실을 사용하는 여성분들 조심하라’며 포스트잇이 붙은 사진 한 장이 첨부됐다. 사진에는 ‘몰카조심하세요’, ‘안에 남자들이 있다가 신고당했대요’, ‘경찰 왔었어요 2번이나…’ 등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화장실 문에 붙어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11일 경찰 확인결과 당시 용변이 급했던 70대 할아버지가 경황없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왔고, 화장실에 있던 한 여성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해당 건물 화장실에서 몰카 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현 시대에 ‘몰카’는 이미 걱정과 불안을 넘은 공포 수준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몰카 범죄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감이 높은 가운데 실제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성범죄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한 성범죄는 모두 274건이 발생했다.

지난 2015년 121건, 2016년 67건, 지난해에는 86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경우 평균적으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성범죄는 감소하는 추세에 있지만, 여성들의 ‘몰카’로 인한 불안함은 여전하다.

대학생 윤모 씨는 “되도록이면 집이 아닌 밖에서는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급한 경우 화장실에 들어가더라도 내심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특히 화장실 문이나 벽에 구멍이 나 있으면 오싹한 마음까지 들어 화장지를 이용해 막아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도 몰카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처벌 강화와 집중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여성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점검에 나선 일선 경찰은 “올해 한옥마을 일대 몰카 등을 점검하기 위해 나갔을 때 여성들로부터 ‘고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경찰이 점검에 나서기만 해도 조금이나마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와 협조해 다중이용시설과 공원, 화장실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경찰이 할 수 있는 것은 일회성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유 건물의 경우 건물관리인 등의 지속적인 관리가 뒷받침 돼야 한다”며 “경찰 인력과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지자체에서도 불법 촬영을 적발할 수 있는 기기 등을 확보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시나 원주시에서 추진하는 ‘여성안심보안관’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여성안심보안관은 인격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몰카 범죄를 여성 스스로 적발, 차단함으로써 여성이 안전한 도시를 여성 주도로 만들자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전주시 관계자는 “시장 공약 사항으로 여성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여성안심보안관과 비슷한 내용을 추진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세부적인 내용은 논의하지 못했지만 하루빨리 계획을 세워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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