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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꽃걸음 빛바람 축제' - 최기춘
내 고향 '꽃걸음 빛바람 축제' - 최기춘
  • 기고
  • 승인 2018.07.1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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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기춘
지난 5월 초 내 고향 임실 옥정호반 요산공원에서는 올해로 두 번째 ‘꽃걸음 빛바람 축제’가 면민의 날과 더불어 사흘 동안 열렸다. 축제장에 가면 오랜만에 많은 고향 사람을 만날 수 있어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간다. 축제장은 빨간 꽃 잔디가 화선지에 그려진 듯 선명하게 아름답고, 주변에는 이팝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리며 반겨준다. 그리고 노란 갓 꽃과 유채꽃이 활짝 피어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을 웃으며 환영해 준다. 농촌을 떠나 도회지 도로변 공터의 화단을 방황하던 허수아비들도 멋진 패션으로 돌아와 막걸리에 취했는지 필봉농악의 장단에 맞춰 건들건들 춤을 추며 관람객들을 반긴다.

시인 정지용이 ‘얼굴 하나야 손가락 둘로 푹 가릴 수 있지만 보고 싶은 마음은 호수만 하니 눈 감을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옥정호도 이날 따라 잔잔히 출렁대며 보고 싶은 마음들을 채워주고 있었다.

면민의 날 기념행사로 효자·효부를 선발하여 상을 주고,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 분들에 대한 공로패도 주며 또한 고향을 떠난 익명의 독지가가 고향 후학들을 위해 장학금도 기탁해 축제장은 훈훈한 고향의 정을 느끼게 했다. 관광객들을 위해 임실필봉굿을 비롯해 청소년 댄스경연대회, 통기타 경연대회, 주민 장기자랑, 자전거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알차고 흥미롭게 진행되었다. 고향 사람들은 모처럼 바쁜 농사일을 뒤로하고 축제장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향수에 취하고 술에 취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관광객들도 축제장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며 민물 매운탕과 붕어찜 등 주변의 다채로운 먹을거리에 눈도 입도 일품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옥정호는 진안군 백운면 팔공산 자락의 데미샘에서 발원해 임실군 관촌, 신평, 운암, 강진의 산과 들을 끼고 굽이굽이 섬진강으로 흐르다가 1965년 강진면 수방리에 섬진강 다목적댐이 축조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호수의 물이 구슬처럼 맑고 깨끗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발전전용수와 상수도, 농업용수 등 다목적으로 이용되고 홍수 조절에도 큰 역할을 한다. 호수 전체가 옥같이 아름답지만, 행사장인 요산공원 주변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요산공원에는 임진왜란 때 3등 공신 성균관 진사였던 최응숙 선생이 낙향해 400여 년 전에 지은 양요정이란 고색창연의 정자가 있다. 양요란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에서 비롯되어 산과 물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그리고 섬진댐 수몰민들의 슬픔을 달래려고 세운 망향탑도 있다. 전설과 신화를 간직한 국사봉에 올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요산공원과 생긴 모양이 붕어 같다 하여 붙여진 붕어섬이 한눈에 보인다.

옥정호 수변도로는 전국의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돼 젊은 청춘남녀들과 가족들이 찾는 명소다. 마암리에서 용운리까지 13㎞ 마실길은 걷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나는 축제가 끝난 요즈음 축제 때만 찾는 것보다는 4계절 내내 내방객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관광명소로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에서 특색 있고 매력적인 관광 개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옥정호의 물이 맑고 깨끗하게 유지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최기춘 수필가는 ‘대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대한문학작가회 전북지회장, 영호남수필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전북수필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으로 <머슴들에게 영혼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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