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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낮추려 정식 재판 청구했다가 '2배'
벌금 낮추려 정식 재판 청구했다가 '2배'
  • 백세종
  • 승인 2018.07.12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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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 개정으로 청구건수 늘어
최근 ‘더 높은 형’ 선고 잇따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약식기소 벌금형을 낮추려거나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가 더 높은 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주지법에서도 약식명령 형보다 높은 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나왔다.

12일 전주지법에 따르면 형사6단독 허윤범 판사는 병원 응급실에서 욕설을 하고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모욕,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상 운전자 폭행 등)로 약식기소 됐다가 정식재판을 청구한 A씨(52)에게 약식 형보다 많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19일 오후 5시께 전주시내 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에게 욕설을 하고 같은해 1월 6일 오후 6시40분께에는 익산시 모 웨딩홀 근처 도로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 요금시비로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뺨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허 판사는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전력이 다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A씨는 2개의 사건에 대해 벌금 100만원, 150만원 씩 약식기소돼 정식재판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2배인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A씨는 과거만해도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약식명령 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받을 수 없었지만 지난해 12월 19일 형사소송법 457조 2(불이익변경의 금지) 조항이 개정되면서 법원 판단으로 보다 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다.

불이익변경의 금지 조항이 바뀌었기 때문인데, 이 법 2항의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로 바뀌었다.

법원 판단 하에 합당한 양형의 이유가 있을 경우 약식명령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씨 뿐만 아니라 경찰관을 폭행해 벌금 150만원에 약식기소됐다가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서도 전주지법은 역시 더 높은 200만원을 선고했다.

법 개정은 무분별한 정식재판 청구를 막아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법원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뤄졌다.

법 개정 전인 지난해 전주지법에 접수된 피고인의 정식재판 청구 사건은 모두 884건이었다. 전주지법은 법 개정으로 ‘내고보자 식’ 정식재판 청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까지 전주지법에 접수된 정식재판 청구건수는 2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0건에 비해 41% 이상 줄어들었다.

전주지법 관계자는 “과거처럼 벌금형을 줄이려는 기대에 편승한, 아니면 말고 식의 정식재판 청구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 입장에서는 업무부담을 줄여 다른 재판에 집중하고, 그 재판을 받는 대상인 국민들은 보다 양질의 사법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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