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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상납·공천 개입' 박근혜 1심서 징역 8년
'특활비 상납·공천 개입' 박근혜 1심서 징역 8년
  • 연합
  • 승인 2018.07.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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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뇌물 무죄·국고손실만 인정, 33억 추징…“국고손실 궁극책임자는 朴”
‘공천개입’도 유죄…“대의제 민주주의 훼손·정당 자율성 무력화”
국정농단 1심 형량 합쳐 징역 32년…검찰 ‘뇌물 무죄’에 즉각 항소 뜻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가운데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옛 새누리당의 선거 공천 개입'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이종혁 변호사(왼쪽) 등 변호인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가운데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옛 새누리당의 선거 공천 개입'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이종혁 변호사(왼쪽) 등 변호인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고 옛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상태라 형량만 합치면 총 징역 32년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20일 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에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원, 공천개입 혐의에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와 관련해 국고손실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유죄로 인정한 금액도 2016년 9월 전달된 2억원을 제외한 33억원이다.

재판부는 국내외 보안정보 수집이나 보안업무 등 그 목적에 맞게 엄격히 써야 할 특활비를 청와대가 위법하게 가져다 쓴 것이지, 대통령 직무에 대한 대가로 전달된 돈은 아니라고 봤다.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지원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과 같은 취지다.

재판부는 “국정원장들로서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정운영에 관한 예산을 지원한다는 의사로 특활비를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박 전 대통령 또한 예산을 지원받는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활비가 한꺼번에 거액으로 지급된 게 아니라 매달 정기적으로 청와대에 건너간 것을 보더라도 통상의 뇌물 사건과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국정원장들 입장에서 특활비 지급 당시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한 현안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이병호 전 원장에게 요구해 이원종 당시 비서실장에게 1억5000만원을 지원하게 한 부분도 예산 유용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2016년 9월 추석을 앞두고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된 2억원은 박 전 대통령과는 무관하게 이병호 전 원장과 이헌수 전 기조실장 등이 자발적으로 지급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2016년 치러진 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친박 인사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여론조사 등을 벌인 것은 비박 후보를 배제하고 친박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는 박 전 대통령의 인식과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구체적인 실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해도 여론조사나 선거운동 기획 등은 대통령의 명시적·묵시적 승인이나 지시 하에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선임한 배경에도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유무죄 판단을 마친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 권한을 남용해 국정원 특활비를 지속적으로 받아왔고 그중 일부를 사저 관리나 의상실 유지 비용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며 “그로 인해 엄정해야 할 국가 예산 집행의 근간이 흔들렸고, 국가와 국민안전에도 위험을 초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더욱이 국정원장 3명 모두가 피고인 지시로 특활비를 전달하게 된 것”이라며 “장기간 대규모의 국고손실이 이뤄진 궁극적 책임은 피고인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오랜 기간 자신을 보좌한 비서관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고, 수사기관뿐 아니라 재판을 위한 법정 출석에도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자금을 사적인 목적으로 요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이전 정부에서부터 전달했다는 잘못된 관행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참작 사정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천개입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정당제 민주주의가 제대로 구현되도록 이를 보장할 책임이 있는데도, 20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 인물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국민에게서 받은 권력을 남용하고,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할 뿐 아니라 정당의 자율성을 무력화한 것”이라며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다만 “대통령으로서 새누리당과의 협조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를 실현해 국정을 원활히 이끌고자 하는 목적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참작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1심 선고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선고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1심 법원이 박 전 대통령의 특활비 수수를 뇌물수수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한 데 대해 검찰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나 안봉근 전 비서관 등 대통령을 단순 보조하는 비서실 인사는 국정원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소액의 돈을 받아도 뇌물이라고 하면서 정작 대통령 본인이 직접 지휘관계에 있는 국정원장으로부터 받은 수십 억원은 대가성이 없어 뇌물이 아니라는 1심 선고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1심의 논리는 직무상 상하관계에 있는 하위 공무원이 상급자에게 나랏돈을 횡령해 돈을 주면 뇌물이 아니고, 개인 돈으로 주면 뇌물이라는 것인데 나랏돈을 횡령해 주면 뇌물죄의 죄질이 더 나빠지는 것일 뿐이다. 항소할 계획”이라고 반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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