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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 4대강, 숨길을 열다 - 물꼬 틀자 살아난 강…요순시대에서 배우는 치수사업
[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 4대강, 숨길을 열다 - 물꼬 틀자 살아난 강…요순시대에서 배우는 치수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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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2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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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국, 범람하는 황하…물길 막지않고 열어 치수
일부 4대강 보 상시 개방…수질 개선·식생군락 회복
‘4대강 조사평가단’ 구성…향후 보처리 계획안 발표
▲ 올해 6월 영산강 승촌보 상류쪽에 형성된 식생군락.

민선 7기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지난 2일, 새로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대부분 취임식을 취소했다.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이 북상하면서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가 내려지자, 수해대책 마련과 피해상황 점검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농업이 근간인 나라에서 태풍과 홍수는 피할 수 없는 숙제이고, 때로 몬순기후대에 자리한 국가들의 운명을 가를 만큼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수와 치수는 지도자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으로 요구되어 온지 오래다.

△태평성대의 꿈, 치수

오랜 기억의 꼬리는 전설 속 요순시대까지 거슬러간다. ‘맹자’와 ‘서경’에 전하는 바로는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그 시절, 20년이 넘도록 계속된 대홍수가 들이닥쳤었다고 한다. 중국 문명의 요람인 황하는 서북쪽의 황토고원에서 발원하여 중원을 거쳐 보하이 만으로 흘러가는데, 큰 비가 내리면 성난 파도가 바다처럼 요동을 쳤다. 황토와 뒤엉켜 누렇게 쏟아지는 물줄기는 비가 멎은 후에도 천둥소리를 토해냈다. 백성들의 공포와 요임금의 근심이 얼마나 깊었을까. 대책을 고심하던 요임금에게 ‘곤’이라는 자가 추천되었다. 일을 맡은 곤은 흙을 끌어다 강물이 넘치지 못하도록 높게 제방을 쌓았다. 지상의 흙이 모자라자, 하늘나라 창고에서 ‘식양’이라 불리는 흙을 훔쳐다 둑을 쌓기도 했다. 그런데 9년이 넘도록 그의 노력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얄궂은 황하는 곤이 쌓은 제방을 우습게 무너뜨렸고, 상류로부터 몰고 온 엄청난 위력으로 매번 물길을 바꿔놓는 변덕을 부렸다. 쌓으면 무너뜨리고 넘치면 또 막아놓는 곤과 황하의 줄다리기가 반복되는 동안, 왕위는 순임금에게 넘어갔다.

순임금은 곤의 실책을 나무라고, 대신 그의 아들인 ‘우’에게 일을 넘겼다. 우는 아버지 곤의 실패로부터 귀중한 가르침을 얻을 만큼 지혜로웠고, 10년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일에 매달릴 정도로 우직했다. 물길을 가두고 제방을 쌓아 홍수를 막으려했던 곤과 달리, 우는 물길을 열고 여러 갈래 수로를 놓아 성난 황하를 달랬다. 우가 황하를 다스리면서 재난이 물러가자 세상의 민심이 그에게로 흘렀고, 순임금의 왕위는 자연스럽게 우에게 계승됐다. 국가적 환란을 극복한 인재라면 백성들의 근심을 덜어 능히 나라를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 여겨졌다. 요순임금 시절 태평성대를 이루었던 리더십은 황하를 중심으로 중원에 넓게 자리 잡았다던 하나라의 전설로 이어졌다.

△江, 물꼬를 트다

▲ 수문개방 이후 올해 3월 세종보 상류쪽에 넓은 모래톱이 드러났다.
▲ 수문개방 이후 올해 3월 세종보 상류쪽에 넓은 모래톱이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해 5월 22일, ‘본격적인 하절기를 앞두고 녹조 발생 우려가 심한 6개 보부터 상시 개방토록 하라’는 업무지시를 내렸다. 아울러 수량과 수질, 재해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도록 추진하는 것과 4대강 사업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 대한 정책 감사를 지시했다. 그리고 1년, 흐름을 회복한 강물의 조류(藻類) 농도는 감소했다. 비교적 개방 폭이 컸던 세종보와 합천·창녕보 인근 지역은 모래톱이 드러나고 여울도 되살아나면서, 자연적인 수질정화 기능 회복과 수생생물들의 서식처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초기부터 완전 개방했던 세종보의 경우 모래톱 면적이 4배 이상 증가했고, 식생군락 또한 빠르게 회복되어가고 있다. 보 개방 이후, 독수리와 노랑부리저어새를 포함한 겨울철 조류들의 개체수도 증가했지만, 보 개방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비록 저마다의 기대치와 속도에는 못미칠 망정 4대강의 재자연화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16개 보의 수문 개방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인근에서 ‘수막재배’ 방식으로 농사짓는 농민들의 반대 때문이다. 수막재배는 비닐하우스 안에 이중으로 비닐하우스를 치고, 그 위에 지하수를 뿌려 수온 12~15℃를 유지해서 보온한다. 한겨울에도 별도 난방이 필요 없어 한 때 친환경적인 농법이라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실은 200평 규모 하우스 한 동당 약 300톤의 지하수가 소모되는 치명적인 맹점이 있다. 즉 강의 수위가 낮아지면 지하수 확보가 어려워 생계를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전체 수막재배 농가가 사용하는 지하수량은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도 잡히지 않고, 그렇다고 피해보상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듯하다.

또 하나,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지속될 이유는 지방 선거 이후로 미뤄왔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네 번째 발표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노골적인 개입이 확인되었다지만, 이번에도 핵심적인 논란에 시원한 답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4대강 사업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어 촛불 민주주의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실망만 남긴 꼴이 되었다. 한편에서는 ‘감사원을 감사하라’는 목소리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과거사를 정리해가며 개혁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시민사회의 갈증이 쉽게 해갈되지 못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보 개방 이후 모니터링을 총괄해왔던 통합물관리상황반(국무조정실 소속)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달 내로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4대강 조사평가단이 구성되고, 평가를 바탕으로 향후 보처리 계획안을 마련해갈 계획이다. 4대강 보의 운명은 내년 6월 출범할 것으로 예정된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치수사업 성패와 지도자의 흥망성쇠

물 관리를 통해 태평성대의 꿈을 이루었다는 곤과 우의 이야기는 다분히 상징적이면서 주관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어떤 정치인은 요순시절 태평성대의 이유를 치수사업의 성공에서 찾으며, 오늘날 강과 하천 개발의 정당성으로 역설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물길을 다스렸던 두 사람의 방식 차이를 두고, 백성의 입을 막고 자신의 귀를 닫아 실패하는 정치인과 민심을 잘 읽어내어 성공하는 지도자의 흥망성쇠에 빗대기도 한다. 그 해석의 차이를 더 이상 역사의 심판에 맡겨둘 일은 아니다. 지금의 촛불 정부를 탄생시켰던 당신이 바로 역사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 신진철 전 전북자연환경연수원장
▲ 신진철 전 전북자연환경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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