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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체온 저하, 각별한 주의를
무더위 속 체온 저하, 각별한 주의를
  • 칼럼
  • 승인 2018.07.2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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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르면서 불 사그라지면
점차 유연성 유지하지 못해
죽음으로 이어지게 되는 법
▲ 김윤세 전주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인산가 회장

사람이 살아 있을 때에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으면 딱딱하고 뻣뻣해진다. 온갖 물체들, 풀과 나무들 역시 살아 있을 때에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으면 마르고 뻣뻣해진다. 그러므로 딱딱하고 뻣뻣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人之生也柔弱,其死也堅强.萬物草木之生也柔脆,其死也枯槁.故堅强者死之徒,柔弱者生之徒…노자 도덕경 제 76장)

살아 있는 사람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부드럽고 연약하다는 것이다. 단 네 글자로 이러한 특성을 잘 설명해주는 특별난 기인(奇人)의 특별난 글귀가 있다. 김삿갓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김병연(金炳淵) 선생이 길을 가다가 때마침 초상을 치르고 있던 한 상갓집에 들러 시장기를 면하려 하매 그곳에 있던 누군가가 선비 행색을 지닌 그에게 밥값으로 만장(輓章)에 쓸 글귀를 부탁하였다.

김삿갓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붓을 들어 ‘柳柳花花’(류류화화)라 써서 주니 모두 그 뜻을 몰라 설명을 부탁하매 “사람이란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다가 죽으면 꼿꼿해지는 법”이라고 풀이해주었다. 버들 유(柳)자를 우리말로 ‘부들부들’, 꽃 화자를 꽃꽃→꼿꼿으로 풀이하여 “살아 있을 때는 부들부들 부드럽던 사람이, 죽은 뒤에는 몸이 굳어져 꼿꼿해진다”라고 설명하여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을 크게 웃게 하는 한편 깊이 감탄하게 한 바 있다.

비록 해학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 속에서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으면 딱딱하고 뻣뻣해진다’라는 말로, 삶에서 유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강조한 노자 사상의 편린(片鱗)을 엿볼 수 있게 된다. 노자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동식물을 위시하여 심지어 풀과 나무들조차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으면 마르고 뻣뻣해진다”라고 덧붙인다.

나무도 생명력이 약화하여 수분이 말라서 뻣뻣해지면 종내에는 부러지거나 부서져 수명이 끝나게 되는 것이고 사람 역시 생명력을 떠받치는 물(혈액과 체액)이 마르면서 불(체온)이 사그라지게 되면 점차 유연성을 유지하지 못해 죽음으로 이어지게 되는 법이다.

인체 안팎을 흐르는 기(氣)와 혈액(血液)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체온 역시 정상 범위(섭씨 36.5~37.3도)를 벗어나 점차 낮아져서 35도 이하로 내려가면 조직의 유연성이 떨어져 몸은 굳어가고 암세포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된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삼복더위 속에서도 체온이 36.5도 이하로 저하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이다.

물과 불의 신묘한 조화 때문에 유지되는 생명체의 ‘생명의 불꽃’이 사그라지고 ‘생명의 물줄기’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우리 육신의 무병장수(無病長壽)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염원은 허망한 물거품으로 끝나게 되고 게다가 고정관념의 틀을 깨지 못한 영성(靈性)마저 영원성(永遠性)에 합류하지 못하고 종막을 고하게 된다.

한 마디로 육신의 생명은 인생행로에서 암, 난치병, 괴질의 복병(伏兵)을 만나 비명횡사(非命橫死)를 면하지 못하고 정신 생명이라 할 영성은 어둠에 갇혀 영원성의 밝은 세상으로 가지 못한 채 미망(迷妄)의 윤회(輪廻)를 거듭하는 신세를 면하기 어려우리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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