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11-20 20:05 (화)
[불멸의 백제] (144) 7장 전쟁 20
[불멸의 백제] (144) 7장 전쟁 20
  • 기고
  • 승인 2018.07.25 2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난전(亂戰), 7천의 당군을 5천의 백제군이 어지럽게 물어뜯었다.

“백제군 대덕 윤창이 당의 장수를 베어 죽였노라!”

가끔 소리쳐서 무공을 뽐내는 장수가 있다.

“군사 막태가 은투구를 쓴 장수의 목을 베고 머리통을 차지했다!”

그때마다 함성이 울렸다. 당군 측에서도 외침이 울렸지만 이미 백제군에 밀려 사분오열이 된 상태, 백제군은 소규모 기마대로 나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만 당군은 이리 몰리고 저리 기는 상황이다.

“당군 중심의 장수를 베었다!”

외침이 일어났을 때는 한식경쯤이 지난 후다. 그 이후부터 당군은 더욱 혼란에 휩싸여 흩어졌다. 다시 한식경이 지났을 때 계백이 소리쳤다.

“회군!”

호각소리가 계속해서 울리면서 백제군이 대별(隊別)로 물러가기 시작했다. 진퇴가 재빠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무엇이? 석범이 죽었어? 유충도?”

버럭 소리친 우성문이 들고 있던 술잔을 내던졌다. 술잔이 날아가 부장의 가슴에 맞고 떨어졌다. 깊은 밤 인시(오전 4시) 무렵이다. 목책 밖으로 나간 기마군 7천은 하나둘씩 귀환했는데 모두 2천여기밖에 안되었다. 5천기가 죽거나 황무지에 버려져 있는 것이다. 말도 1천여기밖에 돌아오지 못했으니 참담한 패전이다. 더구나 장군 셋이 나가서 부장 하나만 살아 돌아온 것이다. 그때 옆에 서 있던 감군 곽영탁이 말했다.

“대장군, 기마군 3만 5천에서 7천을 잃었으나 2만 8천기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사기에 영향이 있으니 오늘밤의 전황은 드러내지 않는 것이 낫겠습니다.”

“과연.”

우성문의 안색이 조금 밝아졌다.

“감군은 현명하시오.”

“모두 폐하께 승전보를 바치려는 일념을 품고 있지 않습니까?”

곽명탁은 우성문이 이세민의 최측근인 줄 아는 것이다. 감군으로 우성문을 감독하는 입장이었지만 아부를 한다. 군사 7천쯤은 안중에 없는 것이다.

안시성으로 돌아온 계백이 마당에서 내리지 않은 채 기마군을 점검했다. 백제군의 부사령 역할인 나솔 화청이 점검을 마치고 계백에게 다가와 보고했다.

“고덕 하용과 문독 용비, 좌군 연신, 사현이 죽고 덕품(德品) 3명, 12품 이하 4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212명이 전사했거나 귀환하지 못했고 248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계백이 듣기만 했고 화청의 말이 이어졌다.

“은솔, 쉬게 하겠소.”

“잘 싸웠어.”

“힘껏 싸웠습니다.”

사방에 횃불을 켜 놓아서 피와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펴고 화청이 말을 이었다.

“잘 싸웠으니 사기가 일어날 것이오.”

화청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을 때 계백 옆에 말 없이 서있던 양만춘이 입을 열었다.

“강군(强軍)이오.”

계백의 시선을 받은 양만춘의 두 눈이 번들거렸다.

“용장 밑에 약졸이 없다는 말을 실감하였소.”

“과찬의 말씀이오.”

“당군의 말 1천여필까지 끌고 오다니 백제군의 기동은 놀랍습니다.”

백제군은 성으로 돌아오면서 주인을 잃고 떠도는 당군의 말 1천여필을 전리품으로 끌고 온 것이다. 양만춘이 길게 숨을 품으면서 말했다.

“지원군이 패퇴해서 사기가 떨어진 상황에 백제군의 대승은 가뭄에 내린 소낙비 같소. 대륙에 백제군의 용명을 떨치셨습니다.”

동맹군에게도 가볍게 보이지 말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