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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서 마주한 쉼 근심·걱정 훌훌…
산사에서 마주한 쉼 근심·걱정 훌훌…
  • 문민주
  • 승인 2018.07.29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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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사 ‘마음 쉬는 금요일’
탁본 체험·창작 소리극 등
참가자 “색다른 경험” 만족
▲ 지난 27일 김제 금산사에서 창작 판소리극 '떴다 물에가 풍' 공연을 즐기고 있는 프로그램 참석자들.

지난 27일 오후 4시 30분 겨자색 조끼를 입은 무리가 금산사 안을 자유롭게 이동한다. 다른 사람들이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보내고 있을 때, 이들도 나름의 불금(불교에서 금요일)을 나고 있었다.

새벽 예불에 참석해야만 아침 공양이 가능하다는 건 옛말이다. 템플스테이가 중생의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왔다. 전북지역 최대 사찰인 금산사도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로 템플스테이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문화재청의 전통 산사 문화재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마음 쉬는 금요일’ 프로그램이 그것.

‘마음 쉬는 금요일’은 금산사의 중심이자 미륵 신앙의 상징인 국보 62호 미륵전을 통해 문화유산을 향유하고, 전통 산사의 가치를 깨닫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시대에 맞춰 삶을 통찰하는 안목과 지혜를 키워 나간다. 특히 미륵전이 담고 있는 유식(唯識)사상을 기반으로 자유로워지는 길을 찾고 진정한 ‘쉼’을 누리게 된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참석자들은 조춘희 문화해설사의 안내로 국보 제62호 미륵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어린이들까지 부처님의 키와 미륵전이 국보 몇 호인지는 줄줄 꿰고 있었다.

▲ 스님의 지도로 탁본체험을 하고 있다.
▲ 스님의 지도로 탁본체험을 하고 있다.

탁본 체험은 원광스님의 지도로 이어졌다. 한 테이블당 5~6명이 팀을 이뤄 ‘전식득지(轉識得智)’, ‘천천히 끝까지’, ‘나는 쉬고 싶다’ 등이 새겨진 미륵전 판각을 탁본했다. 참가자들은 솔, 종이, 솜방망이, 먹 그릇 담당자를 정했다. 목판에 종이를 얹고 분무기로 물을 뿌린 뒤 흰 천을 덮어 솔로 두드리자 글귀가 나타났다. 찹쌀이 든 천에 먹물을 묻혀 옅게도 진하게도 표현했다.

대전에서 온 임성식(50) 씨는 “매일 업무에 치이다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찾게 됐다”며 “유서 깊은 사찰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탁본 등 색다른 경험까지 하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금산사를 찾은 윤여창(73·논산) 씨는 “일상생활 속 관계에 시달리다 산사에 오면 숨이 트인다”며 “참가자들과 종교를 떠나 서로 마음이 하나 되는 일체감이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창작 판소리극 '떴다 물에가 풍'
▲ 창작 판소리극 '떴다 물에가 풍'

특히 압권은 창작 판소리극 ‘떴다, 물에가 풍’이었다. 참가자들과 일반인들이 뒤섞여 관람한 ‘떴다, 물에가 풍’은 불교적으로 해석한 심청전과 국보 제62호 미륵전에 깃든 설화를 결합한 작품이다. 심봉사, 심청이, 안봉사, 월매 등 젊은 소리꾼 4명과 악사 4명 등 총 8명이 이끌어가는 이 작품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미륵전은 그 어떤 무대 장치보다 극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관객들은 번뇌의 바다에 뛰어든 심청이를 보면서 지혜의 보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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