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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51) 8장 안시성(安市城) ⑦
[불멸의 백제] (151) 8장 안시성(安市城)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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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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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밤, 남장을 벗고 여자 옷으로 갈아입은 서진은 아름답다. 삭막한 바위산에서 솟아난 꽃 같다. 안시성주 양만춘은 정부인에 소실까지 거느렸고 장수, 군관들까지 부인을 두고 있었지만 백제군 장졸들은 홀애비다. 그래서 여자 좋아하는 화청은 이미 과부 하나를 숙소에 데려다 놓고 임시 부인 노릇을 시켰고 장수들에다 12품 이하 관직의 무장들까지 요령껏 여자를 두었다. 고구려나 백제 모두 혼인한 남녀 간의 정절은 중하게 여겼지만 교제는 자유롭고 여자가 위축되어 살지는 않는다. 신라는 여왕이 다스리는 나라인 것이다. 계백도 양만춘이 여러 번 숙소로 여자를 보내 시중을 들게 했지만 다음날에는 내보냈다. 서진이 술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섰을 때가 자시(12시)쯤 되었다.

“밤늦게 술이냐?”

술상을 본 계백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술상 머리에 앉은 서진이 술병을 들면서 따라 웃었다.

“한산성에 잡혀 있을 때부터 이 날을 기다리고 있었죠.”

“요망한 년, 이곳에서는 신라 첩자 노릇은 못 하겠구나.”

술잔을 든 계백이 지긋이 서진을 보았다.

“제가 도성의 나리 사택에 있을 때도 태왕비께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

서진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잇는다.

“그것을 아씨는 아시지요.”

“같은 신라 출신이라 그런가?”

“예, 저도 가야 출신인데다 고향이 아씨 마을에서 30리밖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계백이 술잔을 비우고는 긴 숨을 뱉었다. 술맛이 달다. 전장(戰場) 한복판에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서진의 목소리도 꿈속에서 울리는 것 같다.

“그래서 한산성에 있을 때부터 아씨를 언니로 불렀습니다. 아씨가 저보다 한 살 위이시거든요.”

“잘 한다. 그래서 아씨도 첩자로 만들었느냐?”

“아씨께서 나는 아이 때문에 움직일 수 없으니 네가 나리를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계백의 잔에 술을 채운 서진이 옆으로 붙어 앉았다. 서진한테서 향내가 맡아졌다. 체취가 섞인 색향(色香)이다.

“나리, 전 아직 남자의 몸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서진이 반짝이는 눈으로 계백을 보았다. 그러나 얼굴은 붉어져 있다.

“하지만 몸은 뜨겁고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가 있어요.”

“허, 과연 요물이구나.”

“나리를 그리면서 여러 번 몸이 뜨거워졌습니다.”

계백은 어느덧 자신의 몸도 뜨거워진 것을 깨달았다. 그때 서진이 계백의 바지 허리끈을 쥐면서 몸을 붙였다.

“나리, 술상을 치울까요?”

“놔둬라. 술이 반병이나 남았다.”

“술에 취하시면 방사가 금방 끝난다고 합니다. 그만두시지요.”

“이런 색녀(色女) 같으니, 넌 긴 방사를 좋아하느냐?”

“오래 안기고 싶은 거죠.”

마침내 참을 수가 없어진 계백이 술잔을 내려놓았을 때 서진이 허리띠를 풀었다.

“나리, 불을 놔둘까요?”

이미 새빨갛게 달아오른 서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물었다. 계백의 바지를 벗기던 서진의 손이 뜨거운 몸에 닿는 순간 놀라 움츠렸다. 첫 경험일 것이다. 그때 계백이 서진의 치마를 젖히고는 속바지를 찢듯이 벗겼다. 그리고는 서진을 번쩍 안아서 침상에 눕혔다. 서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눈을 감았다. 계백이 서진의 알몸이 된 하반신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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