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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평화시대 DMZ가 열린다] 비무장지대와 민간인통제구역 자연환경 - 멸종위기 동물 뛰놀고 희귀식물 분포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평화시대 DMZ가 열린다] 비무장지대와 민간인통제구역 자연환경 - 멸종위기 동물 뛰놀고 희귀식물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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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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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분포 생물 중 20% ‘분단 상징’ DMZ 일원 서식
야생동물의 서식처 ‘습지’
급속한 도시화로 위협도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저어새, 쪽동백꽃, 붓꽃, 부처꽃, 왕자팔랑나비, 별박이세줄나비, 동쫑애물방개, 뽁족쨈물우렁이. 이름조차 생소한 이 동식물들은 멸종위기종 등으로 등록된 희귀종으로, 비무장지대(DMZ)가 아니고서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다.

DMZ는 가슴 아픈 분단의 상징이자 생태의 보고다.

1953년 휴전협정을 체결한 이후 사람의 출입이 통제됐던 만큼 환경 오염이나 파괴와는 거리가 멀다.

덕분에 각종 1급수 어류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동식물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

실제 DMZ 일원의 면적은 총 1천557㎢로 전체 국토 면적의 1.6%에 불과하지만, 한반도에 분포하고 있는 생물 2만 4천325종 중 20% 가량이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

#새들의 천국 DMZ와 민간인통제구역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파주, 연천 등 서부전선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에서 발견된 조류는 13목, 31과, 102종, 32만1천937개체에 달한다.

▲ 멸종위기종 2급인 개리
▲ 멸종위기종 2급인 개리

이중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검독수리, 두루미, 매, 저어새, 흰꼬리수리와 멸종위기종 2급인 개리, 노랑부리저어새, 독수리, 물수리, 붉은배새매, 새매, 알락꼬리마도요, 재두루미, 잿빛개구리매, 참매, 큰고니, 큰기러기, 큰말똥가리도 민통선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종 1급으로 분류된 새 중 두루미는 DMZ를 대표할 수 있는 조류다. 전세계에 남아 있는 두루미 2천800여마리 중 800여마리가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일원에서 월동을 한다고 한다.

여름철에만 민통선을 찾는 철새도 있다.

지난해 여름 파주, 연천 등 서부전선 민통선을 찾은 조류는 13목, 32과, 60종이며, 이중에는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 새호리기, 붉은배새매, 뜸부기가 포함돼 있다.

#느리미고사리, 목련 등 희귀식물도 다수 서식

DMZ 생태연구소가 발간한 ‘DMZ 멸종위기 동식물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연천, 파주 등 서부민통선에서 83과 217속 328종의 식물이 발견됐다. 2016년에는 92과 299속 519종, 지난해는 113과 310속 503종의 식물이 발견됐다. 문명의 간섭을 받지 않은 덕분에 다양한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다.

특히 서부전선 민통선에서 발견된 식물 중에는 느리미고사리, 벼룩아재비, 목련, 개나리, 외대의아리 등 희귀종들도 대거 발견됐다.

가장 많은 식물 종이 발견된 지역은 판문점이 위치한 파주시 진서면이다. 진서면에서 발견된 관속식물은 91과 244속 359종이며, 선태식물은 5과 5속 5종이다. 희귀식물로는 느리미고사리, 벼룩아재비, 개나리, 외대의아리, 키버들, 은사시나무, 서울제비꽃, 쥐방울덩굴, 창포, 토현삼, 회양목이 발견됐다.

▲ 원추리 꽃
▲ 원추리 꽃


#위협받고 있는 생물의 터전 습지

DMZ 내에는 생태적 복원 현상으로 다양한 습지가 생겨났다. 이렇게 생겨난 습지는 어류와 조류는 물론 포유류와 양서류, 파충류 등 각종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서부지역 민통선의 대표적인 습지로는 산남습지, 성동습지, 문산습지를 꼽을 수 있다.

산남습지는 재두루미의 최대 월동지고, 성동습지는 동북아 철새들의 주요 기착지다. 임진강하구에 위치해 있는 문산습지는 조류가 가장 많이 서식한다.

이 중 산남습지는 주변이 급속도로 도시화되면서 더 이상 재두루미를 관찰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는 짜투리같은 작은 지역만이 습지로 남아 있어 서식지로서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성동습지 또한 2007년까지만 해도 개리, 재두루미 등의 주요 월동지였지만 북한 황강댐의 담수로 수위가 낮아지고 퇴적층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육지화되고 있는 실정이다./취재반

■ DMZ 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

“DMZ 내 생태계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분단의 아픔과 남과 북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군사 비용이 지금의 DMZ를 있게 했다.”

지난 2004년부터 DMZ 생태계 연구와 보존에 앞장서고 있는 DMZ생태연구소의 김승호 소장의 설명이다.

김 소장은 “남북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만큼 양측 정부를 비롯한 파주, 김포, 개풍 등 지자체들이 DMZ 생태를 보존·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해야 한다”며 “그 중 하나가 한강하구 일대를 람사르 협약에 등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람사르 협약’은 습지의 보호 등을 위한 국제 조약이다. 국내에선 ‘강원도 대암산 용늪’, ‘창녕 우포늪’,‘전남 장도 습지’ 등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그는 “현재의 DMZ가 생태의 보고로 자리 잡는 데는 습지가 큰 몫을 했다”며 “만약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한강하구를 람사르에 등재할 수 있다면 앞으로 다른 국제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 남북관계가 개선되자 DMZ를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 경제특구 유치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김 소장은 “DMZ는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야 한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김 소장은 “통일이 된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이득을 위해 DMZ를 개발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며 “경제특구로 지정해 공장을 짓는 일은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소장은 “앞서 말했다시피 DMZ 생태계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공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며 “그럼에도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이 곳을 개발하는 짓은 그동안의 노력을 짓밟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경인일보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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