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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장비 착용, 기자가 체험해보니] 방화복 입고 방수화 신은 순간 "괜히 했네…"
[소방장비 착용, 기자가 체험해보니] 방화복 입고 방수화 신은 순간 "괜히 했네…"
  • 천경석
  • 승인 2018.08.08 20: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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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헬멧·산소통 등 기본무게 25㎏ ‘땀 범벅’
3층 높이 훈련탑에 뛰어 올라가자 정신 혼미
▲ 8일 전북일보 천경석 기자가 전주 덕진소방서에서 폭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고충을 느끼기 위해 방화복을 입어보고 있다. 조현욱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폭염과 싸우고 있는 시민들 못지않게 ‘폭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는 소방관이다.

낮 최고기온 35도, 불쾌지수 ‘매우 높음’을 기록한 8일 전주 덕진소방서의 소방차 옆에 선 4명의 소방관들은 신호에 맞춰 일제히 방화복으로 갈아입었다. 방화복 하의와 방수화를 신고, 소방차 안으로 뛰어 들어가기까지 30초 남짓. 일상적 훈련의 일환으로 소방차 안에서 모든 장비를 갖추고 나온 대원들은 장비를 벗으며 연신 땀을 쏟아냈다.

이날 소방서를 찾은 기자도 방화복 등 소방장비를 착용해 볼 기회를 얻었다.

처음 받아든 방화복은 생각보다 훨씬 두껍고 무거워 착용에 애를 먹었다. 보다 못한 김민석 반장 등 소방관 2명이 도와주러 나섰다.

방수화에 발을 집어넣고, 방화복 하의에 다리를 집어넣는 순간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겨울 추위쯤은 거뜬히 막아줄 것 같은 방화복 상의를 손에 쥐자 무게감이 느껴졌다. 김 반장은 “장비를 모두 올바르게 착용해야 대원들의 몸을 지켜줄 수 있다”고 했다.

상의까지 간신히 입고 ‘이제 끝인가’ 생각할 때, 김 반장이 서둘러 보호 두건과 방호 헬멧, 스쿠버 다이빙할 때나 보았던 산소통을 들고 왔다. 산소통을 메고, 보호 두건과 안면보호 마스크까지 쓰자 눈앞은 이미 땀에 가려 캄캄해졌다.

방호 헬멧과 장갑을 끝으로 기본적인 장비 착용이 끝났다. 10여 분을 걸려 겨우 기본 장비를 착용했을 뿐인데 온몸은 이미 땀범벅이었다.

일선 소방관들은 이런 장비를 착용하고 활동에 나선다. 무전기, 도끼, 램프, 로프 등 별도의 장비 무게를 모두 더하면 25㎏에 달한다. 가만히 서 있기도 버거운데 진화작업은 물론이고, 구조물 제거 등에 나서고, 고층 건물에 불이 나도 엘리베이터 이용은 생각할 수도 없다.

김민석 반장은 “장비를 착용하고 5분이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사우나에 온 것 같다”면서도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꼼수를 부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기왕 장비를 착용한 김에 조금 더 체험하고자 소방서 옆 3층 규모의 훈련탑에 올라보기로 했다.

어색한 걸음으로 계단에 한 발 내딛자, 뒤에 서 있던 소방관이 “소방관은 걷지 않습니다. 뛰어서 올라가야죠”라고 말한다. 미웠다. 그래도 뛰었다. 3층 높이에 불과한 구조물이었지만 장비를 착용하고 뛰어 올라가자 정신이 혼미해졌다.

장비 착용 전 “신고가 들어오면 같이 출동해야 한다”는 대원의 말을 듣고 ‘출동도 같이 할 수 있는 건가?’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던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느껴졌다. 이날 출동 상황이 벌어졌다면 분명 민폐를 끼쳤을 것이다. 다행히 해당 시각에 출동지시는 내려오지 않았다.

훈련탑을 내려오면서 소방관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그럼에도 소방관들은 “당연한 일”이라며 큰 고생으로 생각지 않는 모습이었다.

소방에 입문한 지 25년이 넘었다는 전주 덕진소방서 이창현 팀장은 “젊은시절 왜 사소한 민원까지 소방이 해야 하는지 불만도 많았는데, 작지만 도민들이 필요한 일을 소방에서 하다 보니 도민들이 믿고 사랑하는 소방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도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든 최선을 다하는 소방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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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08 23:33:20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80724000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