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09-21 17:21 (금)
자치경찰제 도입, 주민의 입장에서 고려되어야
자치경찰제 도입, 주민의 입장에서 고려되어야
  • 칼럼
  • 승인 2018.08.12 1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분권 취지 살리고 업무 제대로 수행 위해 일반 범죄 수사권 필요
▲ 곽승기 전북도 자치행정국장

그칠 줄 모르는 폭염을 겪으면서 우리를 시원하게 해줬던 추억의 영화 ‘죠스’가 생각난다. 죠스는 미국 뉴 잉글랜드의 평화로운 바닷가에서 휴양하던 사람이 상어에게 공격 당하면서 관할 경찰서장이 상어전문가, 선장과 함께 사투를 벌이며 상어를 잡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시민에게 친근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경찰서장의 모습을 보면서 미국의 경찰제가 떠오른다.

미국은 연방정부의 강력 범죄를 수사하는 ‘FB I’, 주 전역을 관할하는 ‘주 경찰’, 지역 치안업무를 담당하는 ‘지역경찰’로 분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군’ 단위 지역인 ‘카운티’와 시에 근무하는 도시 경찰은 전체 경찰관의 75%를 차지한다. 공식적인 최고책임자는 시장이며 치안업무 책임자는 지역에 따라 단체장이 임명하거나 주민이 직접 선출한다. 주 경찰은 주지사가 책임자를 임명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치경찰제’가 이슈다. 자치경찰제는 지방분권의 이념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고 경찰의 설치 유지 운영에 관한 책임을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치경찰 수장은 대통령이나 주민이 뽑은 자치단체장이 임명하게 되고 자치단체의 지방행정이 치안행정과 밀접히 맞물려 운용되므로 주민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정부과제’에 자치경찰제를 포함시키는 등 의지를 보였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자치분권위원회에서 도입 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6월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문 서명식에서 자치분권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논의 중인 자치경찰제가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자치경찰제를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주도에 자치경찰단을 도입한 것으로 일단락된 사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06년부터 시행한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생활안전, 교통 일부, 경비 특별사법경찰 등 국가경찰의 일부를 수행하여 행정의 사각지대 문제해소에 다소 도움을 주고 있으나, 고유영역 업무가 없고 인건비와 운영비 외에 실질적 지원이 없어 도의 재정 부담이 늘었다고 한다. 권한 이양과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존립기반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도 자치경찰단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 72%가 ‘무늬만 자치경찰’이라고 평가했고, 일반범죄에 대해 자치경찰도 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도 89%를 차지했다.

분권의 취지를 살리고 자치경찰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일반범죄 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적지 않다.

자치경찰제 도입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산물 정도로 나와선 안 된다. 제주도 자치경찰처럼 2원적 구조여서 존재감이 떨어지는 일도 없어야 한다. 지역에 국가경찰서와 지방경찰서 두 곳이 설치되어 주민이 어디로 가야하는 지 헷갈려 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한다. 결국, 자치경찰에도 국가경찰에 준하는 권한과 인력도 필요하다. 지방경찰에 이관할 사무에 대해 수사권을 주고 이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줘야 한다. 우리나라 치안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외국인이 밤에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중 하나다. 행정의 사각지대가 없어져 지방자치가 선진화되고 주민이 편안한 치안수준이 유지되는 자치경찰제가 도입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