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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 ⑪지역균형발전 무색케 하는 '지방대학 살생부' - '인서울'에 유리한 대학평가방식, 사실상 지방대학 죽이기
[지방분권과 혁신도시 시즌2 로드맵] ⑪지역균형발전 무색케 하는 '지방대학 살생부' - '인서울'에 유리한 대학평가방식, 사실상 지방대학 죽이기
  • 김윤정
  • 승인 2018.08.13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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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지역 불리한 여건 인정 안해
우수 인재 서울 이탈 가속화
지방대 진학, 패배 인식 확산
기업·사회 기여지표 등 감안
지역대학 육성정책 고려돼야
도내 한 대학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졸업예정자들과 취업준비생들로 붐비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도내 한 대학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졸업예정자들과 취업준비생들로 붐비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이번 기획취재에서 만난 국내외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지역 간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지방대학의 몰락과도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서울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특권이라 할 정도로 교육여건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서열화된 대학문화는 지역의 인재들을 서울로 모여들게 만든다. 전북은 물론 지방도시에 살고 있는 모든 부모들은 자녀들이 지방대학이 아닌 서울 소재 대학을 진학하기를 희망한다.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가치로 내걸었음에도 서울 소재 대학에 유리한 평가방법을 고수하며, 사실상 지방대학 죽이기에 가속을 내고 있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의 실현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되레 지역에 남아있는 청년인재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주창하며 지역대학 살생부 만드는 것 ‘이율배반’

▲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서울 소재 대학에 유리한 평가방법을 고수하며, 사실상 지방대학 죽이기에 가속을 내고 있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도내 한 대학교 캠퍼스 전경. 박형민 기자
▲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서울 소재 대학에 유리한 평가방법을 고수하며, 사실상 지방대학 죽이기에 가속을 내고 있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도내 한 대학교 캠퍼스 전경. 박형민 기자

 

인재가 서울로만 모이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지역균형발전을 꾀하자는 것은 궤변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의 오리올 바토메우스 교수는 “대학 진학률이 높은 한국에서 서울에만 우수대학이 몰려있다는 것은 사실상 타 지방도시의 죽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서울소재 대학에 유리한 대한민국 정부의 교육정책은 ‘지방청년 말살’에 다름 아니다”며 “모든 지역 내 우수인재가 20세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 돌아오지 않는 곳에 무슨 희망이 있고 발전을 기대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정부는 지방대학 발전에 역행하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시행하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는 서울소재 대학에 유리하고, 지방대학에 불리하도록 만들어진 ‘지방대학 살생부’라는 지적이다.

대학 구조개혁이 시대적 과제라는 불가피성은 인정하는 추세다. 다만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현저히 빠른 지방일수록 규모나 평가 지표 등 제반 여건에서 구조적으로 훨씬 불리함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오히려 불합리한 게임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다. 위기감은 지역 사립대일수록 더할 수밖에 없다.

대학 구조조정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화됐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당장 내년도 기준 4년제 대학 입학 정원은 34만8834명, 전문대 입학 정원은 20만6207명으로, 모두 55만5041명이다. 반면 고교 졸업자는 50만6286명이다.

교육부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지방대학의 학생 모집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고 있지 않아 지방대학의 구조개혁은 더욱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대학 구조조정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대학의 격차를 완화하겠다는 정부는 호언장담했지만, 실제 결과는 지방대학 죽이기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지방대학의 쇠퇴는 결국 지역경제 몰락과 인구유출을 야기하고 있다.

도내의 한 대학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수도권과 지방대 격차 완화가 아닌 수도권 쏠림 가속화로 향하고 있다”며 “경제적 여건이 월등히 유리한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이 동일조건으로 평가를 받는다면 지방대학은 수년 내 설 자리를 잃고 그나마 남은 지역인재의 이탈도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지방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균형정책이 선행돼야 제대로 된 평가와 대학 서열화 고착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이 지방분권 시대를 고려해 지방대학 육성 정책과 함께 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주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지역 기업 혹은 지역사회 기여율 같은 지역 균형발전 기여 관련 지표도 고려되어야 한다”며 “지방대학이 살아남아야 지역 기업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내 고등학교에서도 지방대 진학은 ‘패배’ 라는 인식 뿌리 뽑아야

지역에서 지방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고령화되는 지방에서 대학은 교육기관의 역할은 물론 지역의 경제와 문화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다. 국가기관, 지자체, 기업과의 산학연 경제활동도 대부분 지방대학에서 이뤄진다.

지방분권을 실현하고 지역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방대학의 제 역할이 필수적인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구조개혁이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교단 현장에서는 ‘인 서울’이 아니면 ‘실패’한 학생으로 분류된다. 특히 입시생 커뮤니티에서는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국숭세단 등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줄임말이 나돌며 인 서울하지 못한 또래를 패배자로 만드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전주시내 한 고등학교 교사 이모 씨(41)는 “지역의 학생들이 굳이 서울로 가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질 좋은 고등교육의 기회를 받고, 졸업생들이 지역에서 수준 높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야 지역균형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며 “그러나 교육현장은 그렇지 않다.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마저 인 서울을 권장하고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 때문에 대다수의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되며 지방 대학들은 학생 유치에 더욱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학구조개혁평가의 희생양이 된 지방대학은 한순간에 ‘지잡대 로 전락한다.

전주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내 주변에서 그 누구도 전주에 남아 지방대로 진학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나라에서 지방대에 진학해서 공부하거나 고향에 남아 취업하는 사람들은 사실 학비를 축낸 패배자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악순환은 지역 내 인재유출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한 지역인재들은 서울에 줄곧 정착하며 서울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정치적 목적이 없는 이상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꺼린다. 수도권 공화국에서 ‘서울시민’은 일종의 특권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 관계자 B씨는 “전주출신으로서 수도권 근무와 지방근무를 모두 경험해보니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조금은 알 것 같다”며 “나처럼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지역사람들은 대부분 서울에 살려고 하지 고향에 정착하려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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