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09-25 00:07 (화)
꿀단지 탐욕, 잔꾀정치 몽둥이 부메랑 된다
꿀단지 탐욕, 잔꾀정치 몽둥이 부메랑 된다
  • 칼럼
  • 승인 2018.08.14 2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산해야 할 적폐 1호
지방의회 재량사업비
도의회, 부활 땐 뭇매
▲ 객원논설위원

“지금까지 나라의 은덕으로 삼한갑족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왔다. 이제 나라에 은혜를 갚을 때다.” 삼한갑족은 ‘조선 최고’라는 뜻이다. 우당 이회영(1867~1932)은 조선이 일본 식민지가 되자 모든 재산을 팔아 일족 60여명과 함께 만주로 망명했다. 600억원으로 추정되는 거액이었다.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3500여명의 독립군을 배출하는 등 독립운동에 전념했다. 높은 지위나 감투를 탐하지 않았다. 조직과 돈을 댔지만 윗자리는 다른 사람에게 양보했다(김삼웅의 ‘헛되이 백년 사는 사람 되지 않으리’)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지행합일의 지도자라고 하겠다. 전 재산을 나라를 위해 쓴 이회영 같은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나랏돈을 내 쌈짓돈처럼 쓴 지도자도 있다.

“그거 나한테 오면 내 돈 아닙니까? 내 활동비 중에서 남은 돈은 집 생활비로 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준 돈을 집사람이 현금으로 모은 모양입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5년 성완종리스트 의혹을 해명하면서 한 발언이다. 매달 4000에서 5000만원 정도의 특수활동비가 나왔는데 쓰고 남은 돈을 집에 주었고 집사람이 3억원을 만들어 갖고 있었다는 얘기다.

특수활동비는 영수증이 필요 없는 ‘특수하지 않은 특수한’ 돈이다. 논란이 일자 야 3당은 일찌감치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문제다. 영수증 증빙 조건을 달고 존치키로 자유한국당과 합의하더니 여론이 좋지 않자 폐지로 가닥을 잡고, 대신 업무추진비를 증액시킬 모양이다. ‘꿀단지’ 집착의 꼼수요 잔꾀다.

지방의회 재량사업비도 ‘꿀단지’ 예산이다. 소규모 주민사업에 도의원은 5억, 시군의원은 2억원 안팎을 지방의원 몫으로 책정한 예산이다. 이 사업비는 의원 생색내기와 리베이트 창구로 통하는 지방의회 적폐 1호다. 얼마전 이 예산과 관련해 전현직 지방의원 7명 등 21명이 기소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폐지키로 했던 재량사업비를 송성환 도의회의장이 부활시킬 모양이다. 순기능과 일부 의원 요구가 있다는 게 이유다. 도의원 39명중 36명이 민주당 소속인 도의회가 개혁 쇄신은 제쳐둔 채 ‘꿀단지’부터 챙기겠다니 몽둥이 깜이다. 전주, 익산, 정읍시의회도 마찬가지다.

선거제도 개혁이 화두다. 승자독식의 현 선거제도 개혁을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협치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바른미래당, 정의당도 적극적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소극적이다. 정치여건이 좋다 보니까 야당 때 적극적이었던 입당과는 반대로 수읽기를 하고 있다.

“연정, 대연정 하니까 이것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데 제가 원하는 것은 선거제도 개혁입니다. 정권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선거제도는 꼭 고쳐보고 싶다는 뜻에서 (연정을) 말씀 드린 것입니다” (2005. 7. 29 ‘대연정 관련 기자간담회’)

“정치는 잔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복잡한 분석과 수읽기, 거기서 나오는 잔꾀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도자라면 잔꾀에 기대는 정치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2007. 2. 27 ‘대통령과의 대화’)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두 발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국정치에서 가장 나쁜 병폐는 지역구도에 의지하는 정치다. 지금이야말로 지역주의와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개혁할 절호의 기회다. 꿀단지에 집착하거나 꼼수 잔꾀 부리면서 국민 눈높이 개혁을 외면하다간 선거 때 뭇매 맞을 일 밖에 없다. 총선, 지방선거 금방 돌아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