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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마을'의 메시지
'100명 마을'의 메시지
  • 김은정
  • 승인 2018.08.16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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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일상을 새롭게 변화시키기 시작했던 즈음, 국경의 경계 없이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메일’이 있다. ‘만약 세계가 인구 100명의 마을로 축소된다면…….’으로 시작되는 이 메일은 인구 통계 기준으로 지구에 살고 있는 인구 63억 명을 100명이 살고 있다고 가정해 세상을 읽어낸 것이다.

많은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을 내용이지만 다시 들여다보면 이렇다.

“100명 중 52명은 여자이고 48명은 남자. 30명은 아이들이고 70명은 어른들이며 어른들 가운데 7명은 노인이다. 90명은 이성애자이고 10명이 동성애자이며, 70명은 유색인종이고 30명이 백인이다. 33명이 기독교, 19명은 이슬람교, 13명은 힌두교, 6명은 불교를 믿고 5명은 나무나 바위 같은 모든 자연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고 있으며 24명은 또 다른 종교를 믿고 있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부의 편중이나 환경에 대한 해석이 더해진다.

“100명중 20명은 영양실조이고 1명은 굶어죽기 직전인데 15명은 비만이다. 마을의 부 가운데 59%를 가진 6명 모두 미국사람이며, 마을의 모든 에너지 중 20명이 80%를 사용하고 남은 20%를 80명이 나누어 쓴다. 자가용을 가진 사람은 100명 중 7명안에 드는 부자이고, 75명은 먹을 양식과 집이 있지만 25명은 그렇지 못하며, 그중 17명은 깨끗한 물을 마실 수조차 없다. 마을 사람들 중 1명이 대학교육을 받았고 2명은 컴퓨터를 갖고 있으나 14명은 글도 읽지 못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새롭게 일깨워준 메시지의 원전은 환경운동의 고전으로 평가 받는 <성장의 한계> 공동저자인 미국 환경학자 도넬라 메도스 박사가 1990년 한 신문에 ‘마을의 현황 보고’란 제목으로 기고한 칼럼이다.

누군가에게 전달된 e메일이 다시 누군가에게 보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이 메시지는 더 새로워지거나 깊어져 한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신문 칼럼으로 그쳤을 원고가 의미심장한(?) 메시지로 태어나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과정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변화하는 시대에 숫자 또한 새로워지겠지만 자기중심적 삶에 대한 성찰을 간곡하게 권하는 메시지의 힘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전쟁과 테러, 난민과 이산, 환경 등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는 지구의 온갖 문제를 거대한 담론으로서가 아니라 일상 속 깨우침으로 다가오게 하는 이 메시지의 생명력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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