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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총장선거와 언론
전북대 총장선거와 언론
  • 칼럼
  • 승인 2018.08.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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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바람직한 총장상 제시하고 후보자 소개해야
▲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요즘 학교 밖 사람들을 만나면 “전북대 총장 선거, 누가 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언론에도 전북대 차기 총장선거와 관련된 기사들이 눈에 띈다. 그러고 보니 전북대 차기 총장선거가 이제 두 달 앞으로 다가섰다.

사실 대학총장의 역할과 임무는 막중하다. 막중한 대학총장의 임무를 보자. 우선 대내적으로 대학의 향후 비전과 교육이념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대학 운영관리, 재정, 교육체계, 학술과정, 입학관리, 학생관리는 기본이다. 여기에 교수 및 직원들에 대한 인사관리와 학업체계, 관리체계 등에 대한 모든 책임을 맡는다. 대외적으로는 대학을 대표하여 국내외, 중앙 지방 가리지 않고 수많은 정부부처와 기업, 동문, 독지가들을 만나 거액의 기부금을 모금해야한다. 80년대까지 대학 총장의 덕목이었던 고매한 인격과 훌륭한 학식은 더 이상 필요 없다. 오직 대학발전을 위해 돈을 얼마나 많이 모금할 수 있느냐가 총장의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대학총장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일로 81.3%가 재정확보 부담을 꼽았다. 좋게 말하면 기업의 CEO역할, 어느 사립대 총장이 자조적으로 말한 거지 짓까지 서슴지 않아야 좋은 총장이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총장의 경쟁력이 곧 대학의 경쟁력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극한 직업이 되어버린 총장 일을 수행하겠다고 현재까지 7명의 전북대 차기총장 후보자들이 공식, 비공식으로 출마하였다.

필자가 보기에 7명 후보자들 모두가 총장으로서 좋은 자질들을 갖추고 있다. 참으로 다행이다. 밖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이들 후보자들은 교내 통신망을 통해 자신들의 비전과 철학, 정책공약 등을 내부 구성원들에게 수시로 보내고 있다. 어떤 후보자들은 교수 연구실을 방문하여 내부 구성원들과 열띤 토론도 벌이고 그들의 바람과 충고를 경청하기도 한다. 후보자들의 홍보물을 읽어보고,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모두가 나름대로 인품과 능력들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 도내 모 일간지에 “1강 2중”이라는 판세분석기사가 떴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근거로 해서 판세분석 기사를 썼는지 모르겠다. 내부 구성원들조차 전혀 알 수 없는 판세를, 그것도 여론조사 등의 과학적 근거도 없이 기사를 쓴 이유를 알 수 없다. 혹시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기사를 썼다면 전북대 내부구성원들을 심히 얕잡아 본 것이고, 막연히 흥밋거리로 썼다면 참으로 올바른 언론인의 자세가 아니다. 정치판의 선거라면 이해가 간다. 정치판의 선거는 국민들의 관심사가 높기 때문에 뉴스가치가 높다.

또한 각종 여론조사나 탐문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판세를 가늠할 수 있다.

대학 총장선거는 정치판의 선거도, 협동조합 조합장 선거도 아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총장 선거 과열로 인해 선거과정은 물론이고 끝나고 나서도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양식과 학식을 갖춘 구성원들이 뽑는 대학총장선거는 과열되지 않고 감성적인 투표가 아닌 차분한 이성적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인들의 적당한 무관심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언론이 대학총장선거에 관심을 갖는 건 좋으나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서 후보자들 중에서 몇 사람을 가려 굳이 판세분석을 해야 하나 싶다. 세상사 언론이 나설 일이 있고, 나서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언론은 바람직한 총장상을 제시하고, 모든 후보자들을 차별없이 소개하는 선에서의 관심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대학총장선거가 파열음을 낼 때는 두말할 것도 없이 언론이 나서야 한다. 진정으로 전북대에 애정이 있다면 언론은 총장선거에 불가근 불가원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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