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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전주지역 특수학교 신설 '강 건너 불구경'
도교육청, 전주지역 특수학교 신설 '강 건너 불구경'
  • 최명국
  • 승인 2018.08.16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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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자림학교 폐교…100여명, 은화학교로 옮겨
학급 과밀·교육 질 저하·원거리 통학 등 문제 심화
학부모·교사 “기존 부지 활용, 학생 피해 없게 해야”

전주지역 특수학교의 과밀화와 원거리 통학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전북교육청이 특수학교 설립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어 장애학생 부모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5곳이었던 전주지역 특수학교는 지적장애 여학생 성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자림학교가 올해 2월 문을 닫으면서 4곳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전주 덕진구에 있던 자림학교 학생 100여 명은 완산구의 은화학교로 옮겨갔다. 이후 은화학교는 늘어난 학생 수용을 위해 특별활동실 등의 용도를 교실로 바꿨다.

은화학교로 옮긴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교육의 질 저하, 원거리 통학, 학교 선택권 침해 등을 내세우며 덕진구 내 특수학교 신설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은화학교 학부모 A씨는 “별도의 실습 및 활동공간이 교실로 바뀌면서 교육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이런 상황인데도 전북교육청은 원거리 통학만을 해소하겠다며 통학버스를 일부 증차하는 데 그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기존 자림학교 부지와 건물을 활용하면 학교 신설 없이도 특수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데 전북교육청은 손만 놓고 있다”며 “잘못은 재단이 했는데, 왜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특수학교 설립은 전국적으로 ‘뜨거운 감자’다.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의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전북교육청이 시설과 부지 등을 갖춘 옛 자림학교를 활용해 공립 특수학교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6년간 공립 특수학교가 신설되지 않은 지역은 전북, 대전, 충남 등 7개 시·도 뿐이다.

이 때문에 특수학교 과밀학급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이장우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북지역 특수학교의 과밀학급 비율은 24.4%로 전국 9개 광역도 중 가장 높았다. 또, 과밀학급 비율이 2014년 22.6%에 비해 1.8%p 증가했다.

전 자림학교 교사 B씨는 “특수학교 과밀학급 문제가 여전한 데도 자림학교 부지를 그대로 두는 것은 맞지 않다”며 “장애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전북교육청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가장 급한 것은 무주·진안·장수지역에 특수학교를 신설하는 것이다. 이 지역 장애학생 부모들의 학교 설립 요구가 많았다”며 “전주지역의 경우 차츰 특수학교 신설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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