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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력 간음죄, '강요당한 동의'가 전제…동의여부 쟁점 안돼"
"위력 간음죄, '강요당한 동의'가 전제…동의여부 쟁점 안돼"
  • 연합
  • 승인 2018.08.1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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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이후 위력 간음죄 첫 논문…류화진 교수 “기존 해석 바꿔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에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여성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법학계에서도 ‘위력에 의한 간음’죄를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력 간음죄 자체가 애초에 ‘위력에 의해 강요당한 동의가 있었던 상황’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따지는 것이 유무죄의 쟁점이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류화진 영산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 6월 원광대 법학연구소 학술지를 통해 발표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관한 다른 해석의 시도’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류 교수의 논문은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폭로로 미투 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업무상 위력 간음죄에 대해 법학자가 내놓은 첫 논문이다.

형법 제303조 제1항(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은 ‘업무·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때 ‘위력’은 학계와 판례 대부분이 ‘사람 의사의 자유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며, 따라서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정의한다.

그런데 학계와 판례는 강력한 폭행·협박을 사용한 강간죄보다는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의 불법 정도가 비교적 약한 것으로 취급한다. 실제 형량도 강간죄가 최소 3년 이상 징역으로 더 높다.

류화진 교수는 “기존 학설은 ‘피해자의 동의’가 있으면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서 “이 때문에 피의자들은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음을 주장하는데, 폭행·협박이 없었기 때문에 가해자는 ‘동의’의 존재를 주장하기에 매우 유리하고 피해자는 ‘왜 피하지 않았느냐’는 비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미투로) 범죄사실이 드러나도 그 사실관계가 위력 간음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에 관한 답은 명쾌하게 나오기 힘든 상황”이라며 “현행법의 새로운 해석은 별도의 특별법이나 형벌가중적인 입법 대책 없이도 현재 문제시된 위력 간음죄에 신속하고 엄격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 의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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