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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기서 고기?
인생은 고기서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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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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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질없는 것이라고 했다. 가수 방실이가 <서울탱고>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그랬지 않은가.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구름 같은 것이라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봄밤의 꿈하고 별반 다를 게 없다는 뜻으로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 불러오기도 했다. 남가일몽(南柯一夢)도 같은 뜻을 지녔다. 어떤 이는 연극이라 했고, 공수래공수거라 이르기도 했다. 모두 세상살이 혹은 ‘인생’을 일컫는 말이다.

하긴 얼마나 빨리 지나면 쏜 화살에 다 비유했을까. 즐겁고 신나는 일만 겪으면서 살아도 너무너무 짧은 게 인생이더라고 하는 말까지 들은 적 있다. 짧으면 짧은 대로 누구나 한번 왔다가 틀림없이 떠나게 되어 있는 것 또한 인생일 터, 그에 대해서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무수히 많은 정의를 내려왔지만, 특별히 금과옥조로 삼고 싶은 말이 있다. 적어도 호랑이처럼 가죽이나 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를 ‘남겨야 한다’ 혹은 ‘남길 줄 알아야 한다’로 고쳐 읽는다. 이순신 장군이나 안중근 의사처럼 영원히 살라는 말이 아니다. 총칼로 정권을 찬탈한 아무개나 또 다른 아무개들처럼 사람들 입에 이름 석 자가 두고두고 오르내리게 하라는 말일 리는 더욱 없다.

덧없고 짧으니 내가 손에 쥔 걸 가까운 이들하고 나눠 가질 줄 알라는 것, 나보다 가난하거나 힘이 약한 이들을 배려하면서 살라는 것, 그리하여 훗날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진 많은 이들이 가끔 혹은 자주 그리워할 만한 이름을 남길 수 있도록 하라는 것. ‘인생은 어차피 고기서 고기다’, 어느 연탄구이집 앞을 지나다 우연히 눈에 띈 그 애교 섞인 문구에는 선뜻 빙긋 동의할 수 있었으되, 적어도 이래 사나 저래 사나 인생은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는 말은 좀처럼 수긍하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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