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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사직단 옆 도로개설 중단해야”
“남원사직단 옆 도로개설 중단해야”
  • 전북일보
  • 승인 2018.08.2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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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훼손 위기 지적에 ‘4m 이격’ 변경 계획
전문가들 “각계 의견 수렴하는 공론장 필요”

속보= 조선 태조 1394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남원사직단(전북기념물 제79호) 좌측 절개지를 관통하는 도로개설 사업의 설계변경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공사 자체를 원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14일자 9면 보도)

남원시는 당초 설계대로 도로개설 공사가 진행되면 남원사직단 절개지 노출이 불가피한데다 급경사지로 인한 위험요소 발생, 동절기 철망 등의 노출로 문화재 미관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설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변경될 도로개설 설계 역시 남원사직단 좌측 벽면에서 4m를 하천쪽으로 이격시켜 경사를 완화시킨다는 계획으로 문화재 원형보존 원칙의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다.

남원시는 지난 6월 27일 남원사직단 앞 제방부터 남원경찰서를 못미친 신역사교까지 직선거리 264m를 편도4차선으로 개설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 진행과정에서 남원사직단 옆 절개지가 파헤쳐졌고,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왔던 수백년 이상 된 묘목들 수십여 그루도 베어졌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어떤 수종의 나무가 얼마만큼 베어졌는지도 수량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남원시는 뒤늦게 남원사직단 좌측 절개지에 실시하려했던 특허공법(산지법면 SM옹벽블럭) 설치를 재검토하기로 했고, 남원사직단 구간의 도로 선형 변경, 하천 제방부 조정, 경사부 완화, 미관을 살린 사면 보호공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남원사직단을 우회하는 방식의 도로 설계변경은 고려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남원사직단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문화재로서의 중요성을 감안해 학계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의 장을 거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훗날 역사적으로 중요성을 가진 문화재의 훼손을 방관하는 중대한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송화섭 중앙대학교 교수는 “사직단 옆에 도로를 개설한다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될 일로 그것은 유교, 선비정신을 계승해온 대표적 남원정신을 거부하는 것”이라며 “지금 남원시는 도시개발 논리에 치우쳐 자랑스런 고유의 문화, 유산을 등한시 하는 것으로 지금이라도 본질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원시작단은 전국 5개 사직단 중 유일하게 종묘사직의 제를 올리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지난해 남원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할 때 사직단에 데려가 그 중요성을 설명했었다”며 “그러나 남원시는 아직도 그들이 보유한 문화가치에 대한 진정성을 모르고 있는 실정으로 지금이라도 도로개설을 중단하고 학계 및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원사직단은 향교동 앞산에 있는 제단으로 토지신과 곡물신에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사직(社稷)의 사(社)는 혈족집단에서 지내던 제사의 중심 대상이었으나, 혈연사회가 무너지면서 토지신·농업신으로 받들어지게 된 것이고, 직(稷)은 곡물신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한양으로 천도한 태조 3년(1394)에 사직단이 처음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마다 정월이 되면 고을의 원님이 사직단에 나가 토지신과 곡물신에게 친히 제사를 지내 그해의 풍년과 고장의 평안을 기원하는 곳이다.

남원사직단을 포함해 서울, 광주, 대구, 경남 산청 등 5개의 사직단이 존재하고 있으며,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지역의 사직단이 소실돼 현재 남원사직단만 본연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어 역사적으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신기철·이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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