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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과잉진압으로 사망…경찰 '빨간우의 가격설' 악용"
"백남기, 과잉진압으로 사망…경찰 '빨간우의 가격설' 악용"
  • 연합
  • 승인 2018.08.2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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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인권침해진상조사위 발표…“청와대·경찰, 백씨 수술과정 개입”
조사위, 유족에 사과·손배소 취하·재발방지 대책 마련 권고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고(故)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숨진 사실이 거듭 확인됐다.

차벽 설치와 살수 행위 등 당시 경찰의 집회시위 대응 전반에 문제가 있었을 뿐아니라 경찰과 청와대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백 농민의 치료 과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술과정에도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재발방지와 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을 경찰청에 권고했다.

백 농민은 2015년 11월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수술을 받은 백 농민은 연명치료를 받다 이듬해 9월 25일 숨졌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백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병원에 옮겨졌을 당시 의료진은 수술을 하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당시 혜화경찰서장은 서울대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신경외과 전문의가 수술을 집도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도 서울대병원에 전화를 걸어 백 농민의 상태를 문의하자 서울대병원장은 백선하 교수에게 ‘피해자 상황을 확인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

사건 당일 오후 10시 30분께 병원에 도착한 백 교수는 가족들에게 수술을 권유해 이튿날 오전 0시 10분부터 약 세 시간 동안 수술을 했다.

진상조사위는 또 경찰이 백 농민에 대한 부검 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빨간 우의’ 가격설을 이용한 것으로 봤다. ‘빨간 우의’는 백 농민이 쓰러질 당시 촬영된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로, 일간베스트 등 극우 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백 농민이 ‘빨간 우의’에 폭행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은 백 농민이 2016년 9월 숨지자 부검으로 사인을 밝히겠다며 ‘빨간 우의’ 가격설을 영장 신청 사유로 적시했다.

아울러 진상조사위는 경찰의 집회시위 관리방침을 비롯해 경비계획, 경력동원과 차벽 설치, 살수 행위까지 모든 과정에서 인권침해 요소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진상조사위는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와 인권침해 사실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을 발표하고 피해자 가족과 협의해 사과할 것을 경찰청에 권고했다. 또 민중총궐기 집회와 관련해 국가가 집회 주최자와 참여자에게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취하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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