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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민주주의는 살아있다
정당 민주주의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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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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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국회의원(서울 강북구을·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는 살아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민주주의’는 살아있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 의총이 열렸다.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민생·개혁 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의총의 화두는 단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였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여 사금고화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1983년에 은행법에서 산업자본이 의결권이 있는 은행주식을 4%까지 지분보유한도를 정했던 것을 2009년 이명박 정부시절에 9%로 확대했다가 2013년 우리 당이 주장해 다시 4%로 낮췄다. 우리나라는 이미 산업자본이 계열증권사를 통해 부실계열사CP나 회사채를 판매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폐해를 지난 동양 사태 때 경험했다. 그런 이유로 우리 당은 박근혜 정부 때 추진된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를 일관되게 반대해왔다.

그랬던 당이 지금은 혁신성장을 위해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를 말한다. 대통령께서도 “은산분리가 인터넷은행 활성화의 걸림돌”이라고 말씀하셨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당한 국정운영 파트너다. 집권여당의 책임감을 갖고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해야 한다.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에 대한 우리 당의 의견을 모으려면 왜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가 혁신성장의 핵심 포인트인지, 왜 지금 당장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당론을 정해야 한다.

지난 2013년 박근혜정부는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를 촉구하면서 1만 4000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2조 3000억 원의 투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직접 고용은 불과 170명, 투자는 1조 2300억 원에 그쳤다.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인터넷은행 출범을 앞두고, 중금리 신용대출시장의 활성화, 핀테크 활성화 및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인터넷은행 출범 후 대부분의 가계신용대출은 신용등급 1~3등급의 고객에게 이뤄졌고, 일자리 창출도 케이뱅크 280여명, 카카오뱅크 500여명으로 미미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과연 신용대출 시장과 일자리 창출에 드라마틱한 효과가 생길지 의문이다. 또 지금 우리 앞에는 은산분리 완화보다 더 시급한 규제혁신의 과제가 많다. 우버택시, 공정거래법 상의 규제 등에 대한 우선 점검이 필요하다. 또 경제민주화 법안이 줄줄이 상임위에서 야당에 발목 잡힌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를 성급히 추진해선 안 된다. 신중해야 한다.

이날 의총은 이학영, 박영선, 정재호, 김병욱 의원 등의 발언을 통해 이견을 충분히 듣고 의견 조정을 위해 노력하는 자리였다. 나 또한 조심스럽게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우려의 의견을 밝혔다. 결국 의총에서 일사천리로 은산분리 완화를 당론으로 확정지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당론은 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새삼 느낀 순간이었다.

박근혜정부 시절 여당인 새누리당은 대통령 말 한 마디에 꼼짝도 못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때문에 국가가 무너졌고, 국민이 불행해졌다. 그리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문재인정부가 탄생했다. 민주당은 당시 새누리당과는 다르다. 똑같은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당 내 이견을 해소해 나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만들어나갈 ‘정당 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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