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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주말·공휴일 할증제] 전북은 막히지도 않는데…꼬박 꼬박 5% 빠져나가
[고속도로 주말·공휴일 할증제] 전북은 막히지도 않는데…꼬박 꼬박 5% 빠져나가
  • 남승현
  • 승인 2018.08.22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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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208명 조사 76.9% 몰라, 90.4% 효과 없어, 86.5% 폐지
운전자 “할증 요금조차 모르는 하이패스 차량 눈 감고 돈 뜯는 격”
도공 “전북 주말 교통혼잡 없지만, 지역별 차등 적용 힘든 상황”

지난 2011년 12월 한국도로공사는 주말 공휴일 통행료 할증제를 전국 고속도로에 도입했다. 주말과 공휴일에 통행료를 올려 고속도로 이용 차량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교통량 억제를 위해 도로공사가 거둬들이는 할증액은 통행료의 5%. “막히지도 않는 도로까지 할증 요금을 내라니 황당하다” “주말에는 고속도로가 혼잡하니 집에서 쉬라는 것이냐. 경제 활성화에도 역행한다”는 등의 여러 지적이 나온다.

△눈 감고 돈 뜯긴 격

토요일인 지난 18일 오전 10시께 전주에서 광주로 가는 호남고속도로는 한산했다. 운전자 김모 씨(43)는 “평소보다 통행량이 적은 데 주말이라고 할증 요금을 내는 게 황당하다”면서 “금액이 적긴 하지만 왜 내야하는지 납득할 수 없는 돈을 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이패스 단말기를 쓰는 운전자는 자신이 할증 요금을 낸 사실조차도 모른다. 운전자 이모 씨(27)는 “하이패스가 통행료를 자동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주말 공휴일 할증금이 붙는다는 사실도 몰랐다”면서 “도로공사가 눈 감은 국민을 상대로 돈을 뜯는 격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가 국민 돈을 잡아먹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1종 차량 기준으로 전주에서 서울까지 고속도로 통행 요금이 1만1500원 수준이지만, 주말과 공휴일에는 600원이 추가돼 1만2100원을 내야 한다. 고속도로 이용 운전자 개인별로는 몇 백원 수준이지만 전국적으로는 연간 수백 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수도권과 지방의 혼잡도를 따지지도 않는다. 진안과 장수, 서김제, 줄포, 덕유산, 금산사, 내장산 등은 도내에서도 교통량이 가장 적지만, 주말·공휴일에는 통행료의 5%가 할증된다.

△10명 중 8명 폐지 원한다

주말·공휴일 통행료 할증제를 바라보는 국민의 인식은 한층 심각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3월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208명 가운데 76.9%(160명)는 주말·공휴일 통행료 할증제도를 몰랐다고 답했다. 고속도로 요금소에 할증안내 표시가 없는 곳이 많고, 요금안내 표지판에 적혀있어도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90.4%(188명)는 ‘할증제가 교통량 분산에 효과가 없다’고, 86.5%(180명)는 ‘할증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고속도로 통행료를 5% 더 낸다고 해서 주말을 피해 주중에 여행 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혀 효과가 없고, 다분히 행정편의주의에 의한 정책이기에 폐지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6월 도로공사에 고속도로 통행료 주말·공휴일 할증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권고했다.

△지역별 차등 적용 어려워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는 주말 공휴일 통행료 할증제도가 전북의 고속도로 사정에는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자인했다. 대체로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전북의 주말 교통량은 혼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공사 측은 “평일 출·퇴근시간대에 20㎞ 이내의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운전자에게 20~50%의 통행료를 할인해주고 있다”며 “오전 5~7시, 오후 8~10시는 통행료의 50%, 오전 7~9시, 오후 6~8시는 통행료의 20%를 각각 깎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말 공휴일 할증제는 노선별로 건설비를 충당하기 위해 걷는 게 아니라 전체 노선의 유지보수비에 쓰인다. 전국을 하나의 도로로 보는 통합체산제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면서 “제도 시행 8년이 됐지만,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공감하며 이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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