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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65) 9장 신라의 위기 1
[불멸의 백제] (165) 9장 신라의 위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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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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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당(唐)과 고구려가 전쟁을 하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비담이 눈을 가늘게 뜨고 앞에 선 화랑 유재와 석기수를 보았다.

“신라의 사직을 지키려면 여왕과 여왕 일파를 몰사시켜야만 한다. 명심하고 가라.”

이제 비담은 거침없이 말을 뱉는다. 깊은 밤, 자시(12시)가 넘었지만 비담의 저택은 열기로 덮여 있다. 넓은 앞뒤 마당은 소리죽여 움직이는 군사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밖에 모인 군사는 2천여 명, 비담의 호위군에서 골라 뽑은 용사들이다. 비담은 그들을 지휘할 장수들로 화랑 유재와 석기수를 임명한 것이다. 주위에 둘러선 장수, 대신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다. 비담이 말을 이었다.

“유재, 네가 궁성의 서문으로 진입해서 곧장 여왕의 침전으로 돌입해라.”

“예, 대감.”

유재는 25세, 왕족이기도 하다. 상대등 비담과 먼 친척이 된다. 거구에 팔이 긴 유재가 어깨를 부풀리며 말했다.

“반드시 여왕의 목을 베어 신라를 다시 세우겠소.”

“장하다.”

비담의 시선이 옆에선 석기수에게로 옮겨졌다.

“석기수, 네 역할도 크다. 너는 궁성 북문으로 진입해서 여왕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예, 대감.”

이미 여왕의 퇴로까지 예상하고 있는데다 궁성에는 첩자들이 나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비담이 머리를 끄덕였다.

“자, 너희들 뒤를 우리가 따를 테니 어서 떠나라.”

“예, 대감.”

소리쳐 대답한 둘이 몸을 돌리더니 청을 나갔다. 그때 잡찬 박명이 한걸음 나서서 말했다.

“대감, 김유신이 호곡성에서 닷새째 나오지 않고 있지만 군사를 보내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여왕부터 죽이고 나서.”

비담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잘랐다.

“김유신 그놈을 지금 잡을 필요가 없어. 내가 왕위에 오르면 바로 내 발밑에 무릎을 꿇을 놈이야.”

“김춘추와 매부 처남 사이가 된 이유를 알지 않은까?”

그때 옆쪽 장군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하나가 물었다.

“대감께서 김유신과 격구를 하시겠습니까?

“해야지.”

비담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내가 내 손으로 옷고름을 뜯고 김유신의 누이한테 갈 수가 있네.”

“대감, 김유신은 이제 미혼인 누이가 없습니다.”

“이 사람아, 김춘추에게 준 누이를 데려오면 되지 않겠는가?”

웃음소리가 더 커졌고 비담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느덧 얼굴에서 웃음이 지워졌다. 오늘밤이 거사일인 것이다. 그동안 철저하게 준비를 해 놓았기 때문에 내일 아침이면 새 왕이 즉위할 것이다. 다만 경쟁 세력이 김춘추와 그의 심복인 김유신이 걸렸지만 김춘추는 지금 북쪽 신주(新州)에 있고 김유신도 40여리 떨어진 호곡성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비담은 김춘추하고 떨어진 김유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왕족인 김춘추와 인연을 맺기 위해서 격구를 하다가 일부러 김춘추의 옷고름을 밟아 떼고는 제 여동생한테 데려간 김유신이다. 그래서 김춘추와 인척이 된 김유신의 속성을 비담이 알고 있는 것이다. 청을 나오는 비담의 뒤를 장군, 대신들이 따른다. 신라 고관의 대부분이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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