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09-20 19:06 (목)
변호사 없는 ‘나홀로 소송’ 만연
변호사 없는 ‘나홀로 소송’ 만연
  • 백세종
  • 승인 2018.08.23 2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사재판서 최근 변호사 선임하지 않는 경우 10건중 4건 이상
지난해 전주지법 한 형사 재판부 63건 모두 선임 안해
잘못된 법률 지식으로 소송 패소 등 우려

이번 달 중순 전주지법의 한 민사법정. 손해배상 소송사건 재판에서 법정대리인(변호사)이 있느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원고와 피고 모두 “없다”고 답했다. 양측의 주장이 이어지면서 서로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재판장은 두 사람을 자제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이들은 씩씩거리며 서로를 흘겨봤다.

최근 민사와 형사사건 재판에서 변호사 도움 없이 본인 혼자 재판을 받는‘나홀로 소송’형태가 만연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일부에서는 인터넷 등의 확산으로 인한 법률 지식수준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자칫 잘못된 법률지식을 과신해 소송 패소 등 각종 불이익이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전주지법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법원에 접수된 민사 단독 사건 중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비율은 평균 46.5%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접수건수 3859건 중 2094건이 변호사 없이 법정대리인이라 법무사, 양측 본인이 참여해 54.2%의 나홀로 소송비율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3075건 중 1186건(38.5%), 올해 7월 말 기준 1898건 889건(46.8%)이 나홀로 소송이었다.

특히 민사 소액 사건에서는 최근 5건 중 4건 정도 꼴로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법원의 설명이다.

형사사건의 경우에도 의무적으로 사선이나 국선 중 변호사를 선임해야하는 구속기소사건을 제외하고 불구속 기소 사건에서 ‘나홀로 소송’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전주지법에 접수된 형사사건은 2016년 6736건이었는데 이중 2796건(41.5%)의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았다.

지난해 6549건 중 1996건(30.4%), 올해 8월초 까지 접수된 3710건 중 1325건(35.7%)이 변호인 없이 피고인 혼자 재판을 받았다.

심지어 지난해 전주지법 한 형사 재판부에 접수된 63건의 재판중 변호인이 선임된 건수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측은 민사재판에서 고가의 변호인 선임료 등을 아끼려 혼자 재판을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불구속 기소의 경우 징역형 등 중형이 아닌 이상 굳이 변호인을 쓰지 않으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 등을 이용, 소장사본이나 재판 진행 등의 법적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취득할 수 있는 길이 많아져 나홀로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구술변론주의가 중요시되는 재판 진행 시 법정에서 변론을 할 때 법적 논리에 맞게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지 못하고 목소리만 높이는 경우도 있다고 법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나홀로 소송이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외과치료에 빗대서 말하자면 의사진료를 받지 않고 본인이 혼자 치료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며 “그다지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