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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67) 9장 신라의 위기 3
[불멸의 백제] (167) 9장 신라의 위기 3
  • 기고
  • 승인 2018.08.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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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쳐라!”

김유신의 외침이 울리자 군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뛰어나갔다. 이곳은 외길, 비담의 1천 보군이 내성의 왕궁을 향해 소리 없이 다가가고 있던 참이다. 깊은 밤, 쌍방이 횃불도 들고 있지 않아서 함성만 일어났다.

“와앗!”

기습한 김유신군이 먼저 승기를 잡았다. 양쪽에서 뛰어나왔는데 비담군(軍)은 허리가 잘린 뱀처럼 꿈틀거리며 흩어졌다. 그러나 도망치는 것은 아니다. 모두 용사들이어서 금방 내성 앞 도로는 쌍방의 살육장으로 변해졌다.

“와앗!”

그때 뒤쪽에서 함성이 울렸기 때문에 김유신이 놀라 부장(副將)을 소리쳐 불렀다.

“비담군이 2개 대로 나뉘어졌느냐?”

“모릅니다!”

부장이 정신없이 소리치더니 어둠속으로 달려갔다. 함성은 더 커졌다. 뒤쪽이다.

“와앗!”

김유신이 소리쳤다.

“형달은 5백을 이끌고 내 뒤를 따르라! 서둘러라!”

“예엣!”

“뒤쪽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김유신이 장검을 빼들고 앞장을 섰다. 궁성의 문은 4개, 그중 서문으로 공격해온 비담의 주력군을 기습했던 것이다. 비담이 1개 군(軍)을 나누어 북문 쪽으로 진입시켰는지는 몰랐던 상황이다. 앞장서서 수염을 흩날리며 달리던 김유신이 소리쳤다.

“놈들을 북문으로 진입시키면 안된다!”

“대장군! 나는 이곳을 맡겠소!”

김유신의 등에 대고 김춘추가 소리쳤지만 곧 함성 소리에 묻혔다. 같은 시각, 왕궁의 침전에 있던 여왕 선덕이 놀라 침상에서 일어났다. 왕궁 안에서 함성이 일어나고 있다. 선덕은 대번에 사태를 짐작했다. 반란군이 침입한 것이다. 반란군 수괴는 상대등 비담, 마침내 거사를 일으킨 것이다.

“마마!”

침전 밖에서 위사장 박무가 소리쳤다.

“마마! 반란군이 북문으로 진입했습니다. 어서….”

그때 밖으로 뛰쳐나온 여왕이 낮게 소리쳤다.

“내가 시동 차림을 하고 나올테니 잠깐 기다려라!”

그러더니 잠시 후에 침전에서 시동 하나가 뛰어나왔다. 여왕이 시동으로 변장을 한 것이다. 머리에는 두건을 썼고 시동 복색을 했으니 위사장 박무도 지척에서 알아보기 힘들다.

“마마.”

박무가 더듬거렸을 때 여왕이 앞장서 달리면서 말했다.

“멀리서 따르라! 바짝 붙으면 눈치챌 것이다!”

선덕은 반란군의 침입에 당황해서 이쪽저쪽으로 내달리는 시녀 시동 사이에 끼어 동문으로 나아갔다. 북문으로 침입한 비담의 수하 화랑 석기수는 여왕의 침전까지 돌입했지만 허탕을 쳤다. 동문을 빠져나온 선덕이 달려온 김유신과 만났을 때는 왕궁이 완전히 비담에게 장악된 후다.

“마마.”

선덕 앞에서 눈물을 떨군 김유신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비담 일당을 기어코 소탕하여 신라 사직을 구하겠습니다.”

“대장군에게 맡기겠소.”

시동 복색의 선덕이 흐려진 눈으로 김유신을 보았다. 북문 밖 거리에 여왕과 대장군이 서있다. 여전히 함성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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