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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68) 9장 신라의 위기 4
[불멸의 백제] (168) 9장 신라의 위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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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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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신라의 도성은 반으로 쪼개졌다. 외성 아랫쪽과 내성인 왕성은 상대등 비담이 점령했고 북쪽은 김유신, 김춘추가 점령한 것이다. 물론 여왕 선덕은 김춘추가 보호하고 있다. 그날 밤이 지난 후에 김춘추와 비담은 동조 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당장은 군사력과 도성의 대부분을 장악한 비담이 우세했지만 김춘추는 여왕을 모시고 있다는 이점이 있다. 양대 세력은 도성 안에 성벽을 세우기 시작했고 주민들도 양쪽으로 갈라졌다. 신라의 정변은 사흘만에 백제 의자왕에게 보고가 되었는데 도성 안에 있던 첩자가 사흘 밤낮을 달려왔기 때문이다.

“선덕이 시동 차림으로 빠져 나왔단 말이냐?”

첩자의 보고를 들은 의자가 웃는 대신 한숨을 쉬었다.

“비담의 손에 선덕이 죽었다면 신라와 병합이 더 어려워질뻔 했다.”

“그러나 아직 비담의 세력이 강합니다.”

병관좌평 성충이 나섰다. 사비도성의 대왕청 안에는 백여명의 문무백관이 모여 있었는데 의자가 긴급 소집을 시켰기 때문이다. 성충이 말을 이었다.

“대왕, 아직 비담의 세력이 막강합니다. 김춘추는 세력 기반인 대야주를 잃고 대야군주 김품석과 42개 성, 5만여명의 병력을 잃은 터라 비담에게 전력이 훨씬 뒤집니다.”

머리를 끄덕인 의자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져졌다.

“우리가 대야주를 차지하지 않았다면 비담이 이렇게 나서지도 못했겠지.”

그때 내신좌평 흥수가 입을 열었다.

“이제는 비담의 세력을 약화시켜야 할 때입니다. 대왕.”

“약화시키는 것보다 아예 말살을 시켜 놓는 것이 어떨까?”

“그러면 김춘추 세력이 급부상을 하게 됩니다.”

흥수가 말을 이었다.

“여왕과 김춘추가 신라를 완전히 장악하면 백제와의 병합 약속을 헌신발처럼 버릴 것입니다.”

“흥, 당장 병합을 압박하면 두 세력이 연합해서 대들겠지.”

“그렇습니다. 김춘추도 어쩔수 없이 백제에 대항해 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자가 용상에 등을 묻으면서 말했다.

“비담의 세력을 어떻게 약화시킬 것인가? 시급히 대책을 내놓아라.”

신라와의 합병은 의자가 태자 시절에서부터 머릿속에 박아 놓은 목표다. 그것은 부친 무왕(武王)이 신라의 선화공주를 왕비로 데려왔을 때부터 내려온 소망이기도 하다. 의자왕은 그 선화공주의 아들인 것이다. 부친으로부터 합병의 대업을 물려받은 입장이다. 그때 동방방령 의직이 나섰다.

“대왕, 동방의 상안성에서 비담의 주력군이 모인 신라 서부 오금성까지는 3백리 거리입니다. 동방의 기마군으로 오금성을 기습 격파하면 비담이 놀라 도성에서 빠져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비담 대신으로 김춘추를 견제할 대역을 은밀히 양성해야 될 것입니다.”

“옳지.”

머리를 끄덕인 의자가 성충과 흥수, 의직을 번갈아 보았다.

“동방과 친위군의 기마군 3만을 떼어가도록 하고 즉시 시행하라.”

“예, 대왕.”

“출전 장수는 대장군 협려가 낫겠다.”

“부장으로 덕솔 연자신과 백준이 따르도록 하라.”

모두 허리를 굽혀 명을 받든다는 표시를 했다. 일사분란한 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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