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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전액관리제 도입' 법만 만들어 놓고 정부는 '수수방관'
'택시 전액관리제 도입' 법만 만들어 놓고 정부는 '수수방관'
  • 백세종
  • 승인 2018.09.0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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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과태료·감차 처분으로는 한계, 이의신청·소송 등 잇따라
전액관리제 도입 전국 5곳 뿐, 시행율도 1%대 그쳐
전주시 수차례 건의에도 김현미 장관 '묵묵부답'
업계·노동자들 사이에선 대중교통화 후 지자체 지원 요구도

1997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도입된 택시 전액관리제(월급제)를 놓고 법만 도입한 뒤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에는 강행 규정만 있을 뿐 이렇다 할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이 없어 노·사, 그리고 관리주체인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혼란에 빠졌고 20년 넘게 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국토교통부와 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1997년 택시 운송수입을 회사에 전액 납부하고 운전자들에게는 월급(4대 보험, 퇴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1조가 도입됐다. 그러나 제도 도입 21년이 지났지만 현재 전국의 시행률은 채 1%가 되질 않는다.

전국 1684개 택시업체의 운전자수는 10만8475명인데,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업체는 13개(0.77%), 운전자수는 716명(0.66%)이다.

택시회사가 255개로 가장 많은 서울시의 경우 5개사만 운영하고 있고, 광주광역시의 경우 76개사 가운데 1개사뿐이다. 청주시의 경우 25개사 중 2개사만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전북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으로 전주는 21개사 중 2개사, 군산은 13개사 중 3개사가 전액관리제를 도입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전액관리제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처분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전국 14개 지역에서 진행된 과태료 처분은 이의제기로 이어져 과태료가 확정된 곳은 5곳, 인정되지 않은 곳은 9곳에 달한다.

지역별로 과태료 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갈리면서 자치단체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시의 경우 2000년과 2015년 2차례에 걸쳐 각각 2개, 7개 업체에 과태료 처분을 했지만 업체들이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해 모두 받아들여졌다”며 “법에 근거한 처분도 무효가 되는, 자치단체에는 사실상 전액관리제에 대한 권한이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법원이 과태료 처분을 무효화시키는 이유는 법에는 운송수입금의 수납과 납부만을 명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시행내용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전주시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들의 법 개정 등 대책 마련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시의 경우 지난해 9월 4일 김재주 택시노동자 고공농성 돌입이후, 국토교통부에 4~5차례 공문을 보내 ‘택시 사납금제 폐지조항 삽입’, ‘전액관리제 시행을 위한 시행령·시행규칙 제정’, ‘제도 도입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 등을 건의했다.

또 김승수 전주시장도 최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건의를 수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재만 있고 방법은 없는 법’이 20년 넘게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주시에서는 최근 고공농성이 1년을 맞고 택시노동자들이 전주시청 청사를 점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택시담당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전주시청 청사 점거문제는 알고 있다. 지자체가 과태료 양벌제를 지키지 않고 택시 노동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아 그렇게 된 것”이라면서 “법에 따라 노사 양측에 과태료를 부과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처 차원에서 정책 개선안을 마련 중이지만 국회에서도 법 개정 움직임이 있어야 완전한 제도정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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