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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고향 전주서 공연 갖는 파사무용단 황미숙 예술감독
45년 만에 고향 전주서 공연 갖는 파사무용단 황미숙 예술감독
  • 문민주
  • 승인 2018.09.04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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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서 2015년 초연작 ‘버려야 할 것들’
불교 삼독(탐욕·진에·우치)에 대한 성찰, 고향에 대한 그리움·애정 담아
‘버려야 할 것들’ 공연 모습.
‘버려야 할 것들’ 공연 모습.

그녀는 교사들이 탐내는 학생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체육 교사의 권유로 육상을 했다. 중학교 때 역시 그녀의 타고난 기질을 알아본 체육 교사와 무용 교사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어머니의 제안으로 무용 특별활동부를 택한 그녀는 45년째 현대무용가로 살고 있다. 한국적 현대무용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파사무용단 황미숙 예술감독의 얘기다.

황 예술감독이 춤 인생 45년 만에 고향인 전주에서 처음으로 공연을 한다. 이번 공연은 그녀에게 작품 내적·외적으로 특별하다.

내적으로 현대무용극 ‘버려야 할 것들’은 그녀가 5년 전 불교에 입문하고 창작한 첫 작품이라는 것. 2015년 초연한 ‘버려야 할 것들’은 불교의 삼독(탐욕·진에·우치)을 다룬다. 삼독은 사람의 착한 마음을 해치는 욕심, 성냄, 어리석음 등 세 가지 번뇌를 독에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그녀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 세 가지 번뇌로 보고 이에 대한 깨달음과 성찰, 해법을 몸의 언어로 풀어낸다. 라이브 연주에 맞춰 현대무용가 8명이 삼독의 양상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객관화해 표현한다. 작품의 주제를 요약한 에필로그는 황 예술감독의 몫이다.

황미숙 예술감독.
황미숙 예술감독.

황 예술감독은 “삼독은 불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가진 것으로 이를 스스로 알아차리고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며 “내 삶을 되돌아봤을 때 나 역시 삼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머리가 아닌 몸으로 공부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외적으로 이번 공연은 93세인 고령의 어머니를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황 예술감독은 “지금이 아니면 언제 어머니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심했다”며 “현대무용가의 길을 걷게 해준 어머니에게 효도하고 싶은 딸의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그리운 사람들에게 지난날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자리인 만큼 하나 된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예술감독은 전주 중앙여중에서 무용을 시작해 전주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이화여대 대학원, 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9년 황미숙현대무용단을 창단한 뒤 2002년 파사무용단으로 개명해 프로 현대무용 단체의 면모를 갖췄다. 2005년 서울무용제 대상, 2006년 올해의 예술가상과 안무가상, 2008년 이사도라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파사무용단은 현대무용극 ‘버려야 할 것들’을 오는 9일 오후 3시와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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