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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74) 9장 신라의 위기 10
[불멸의 백제] (174) 9장 신라의 위기 10
  • 기고
  • 승인 2018.09.0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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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백제 대장군 협려는 40대 중반으로 거구다. 그동안 수많은 전쟁을 치른 터라 김유신과 휘하 장수들도 협려를 안다. 직접 협려와 전쟁을 치른 장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우군(友軍)으로 만났다. 진막 안으로 들어선 협려가 김유신을 보았다. 김유신은 이때 50대가 되었으니 협려보다 연상인데다 신라에서의 품위도 높았지만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십시오, 대장군.”

“반갑습니다, 대장군.”

협려의 수염투성이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랐다.

“오늘에야 대장군의 존안을 뵙게 되었습니다.”

“저야말로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서로 추켜올렸지만 어색하지는 않다. 그만큼 둘 다 명성이 높은 용장이었기 때문이다. 협려는 부장 연자신과 백준, 그리고 휘하 장수 10여 명을 대동했고 김유신 또한 10여 명의 장수를 모아놓고 기다렸기 때문에 진막 안은 장수들로 가득 찼다. 그때 협려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물었다.

“김춘추 대감은 어디 가셨습니까?”

“여왕 전하의 명을 받고 왜국으로 가셨습니다.”

김유신이 말을 이었다.

“백제군이 왔으니 여왕께서 마음을 놓으시고 사신으로 보내신 것이지요.”

“아아, 그렇습니까?”

“비담이 백제군의 위용을 보고 잔뜩 위축되었을 것입니다.”

김유신이 진막 바닥에 펼쳐놓은 지도를 손으로 가리켰다. 소가죽 위에 붉은색 염료로 정교하게 그려놓은 적과 아군의 배치도다. 비담의 진은 명활산성을 중심으로 10리 넓이로 펼쳐져 있었는데 김유신의 진에서 10리 거리였다.

김유신이 말을 이었다.

“비담군(軍)의 전력은 아직도 막강합니다. 더구나 산성에 박혀 있어서 기마군을 활용하려면 끌어내야 합니다.”

“시간을 끌려는 것이군요.”

“물러나지 않고 결전을 하려는 것이오.”

쓴웃음을 짓고 말한 김유신이 협려를 보았다.

“저녁때 여왕 전하를 만나 보시지요. 백제군을 위해 여왕께서 주연을 베푸신다고 하셨습니다.”

김유신과 상견례를 마친 협려가 진막을 나와 백제군 진영으로 돌아갈 때 부장(副將)으로 수행한 덕솔 백준이 말을 몰아 옆으로 다가왔다.

“대장군, 김춘추가 여왕을 구해냈다고 들었는데 이 상황에서도 여왕의 심부름이나 다니고 있군요.”

“왜국에 가면 백제방부터 들릴 거야.”

쓴웃음을 지은 협려가 말을 이었다.

“이번에 우리가 신라 도성까지 진입해왔으니 백제방의 충왕자께 부탁을 하면 왜왕을 움직여 왜병을 끌어올 수 있을거야.”

“그렇군요.”

“그러면 신라는 완전한 백제와 합병을 하게 되는거지. 왜병은 백제의 동맹군이니까 말이네.”

“김춘추는 백제는 물론 고구려, 당, 왜국까지 가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백준의 얼굴에 감탄하는 기색이 덮였다.

“신라에 김춘추만 한 인재가 없습니다. 여왕의 충신 아닙니까?”

“글쎄.”

협려가 말고삐를 채어 말을 천천히 걸리면서 말을 잇는다.

“뛰어난 인재지. 하지만 가슴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 아직 알 수가 없어.”

웃음 띤 얼굴로 협려가 백준을 보았다.

“대왕께서 나한테 하신 말씀이 있어. 김춘추를 가장 조심하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내 눈앞에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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