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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78) 9장 신라의 위기 14
[불멸의 백제] (178) 9장 신라의 위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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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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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무엇이?”

자리를 차고 일어선 협려가 앞에 선 전령을 노려보았다.

“여왕 전하가?”

“예, 황룡사 앞 산기슭에서…….”

“전하를 확인했느냐?”

“예.”

달려온 전령이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가쁜 숨을 뱉으면서 전령이 말을 잇는다.

“여왕 전하의 시신을 황룡사로 모시고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을 했습니다.”

축시(오전 2시) 무렵, 백제군 본진이 위치한 대성벌로 달려온 전령이 여왕 덕만의 죽음을 보고했다. 그때 말발굽 소리가 어지럽게 울리더니 곧 백제 대장군의 진막 안으로 신라군 전령이 들어섰다. 불빛에 비친 신라군 전령의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어 있다.

“백제 대장군께 말씀드리오!”

협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신라 전령이 소리쳤다. 그때 진막 안의 모든 장수가 전령을 둘러쌌다. 협려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말하라.”

“황룡사 앞 산기슭에서 여왕 전하께서 매복하고 있던 비담군의 기습을 받고 돌아가셨습니다.”

“네가 보았느냐?”

“제가 시신을 황룡사에 모시고 달려온 길입니다!”

소매로 눈물을 닦은 전령이 붉게 충혈된 눈으로 협려를 보았다.

“여왕 전하께서는 칼에 가슴을 찔려 돌아가셨습니다.”

“함께 돌아갔던 이찬과 위사장은 어떻게 되었느냐?”

“모두 전멸했습니다!”

“너는 누구냐?”

“황룡사에 있던 위사부장 김기정입니다!”

두 손으로 땅바닥을 짚은 김기정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었다.

“대장군! 이 원수를 갚아 주십시오!”

그때 진막 출입구에 서있던 장수 하나가 소리쳤다.

“대장군, 김유신 대장군이 오시오!”

협려가 머리를 들었을 때 김유신이 10여명의 장수를 거느리고 서둘러 진막으로 들어섰다. 김유신의 본진에서 주연을 마치고 헤어진 지 두시진 만이다. 협려에게 다가온 김유신의 두 눈도 충혈되어 있다.

“대장군, 여왕 전하께서 비담군의 기습을 받고 돌아가셨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 김유신이 협려를 보았다.

“내일 아침에 비담군을 칠 것이오. 백제군과 양쪽에서 협공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소.”

“좋습니다. 백제군이 좌측을 맡지요.”

그때 김유신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협려를 보았다.

“여왕 전하께서 비담에게 살해되었다는 말을 듣고 모두 이를 갈아붙이고 있습니다. 모두 일당백이 될 것이오.”

“아침 진시(8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화살을 신호로 좌우에서 협공하도록 합시다.”

“알겠소. 퇴로는 우측 장막산성 골짜기를 틔워 놓겠소.”

협려가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였다. 김유신의 용병술에 감탄한 것이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한테 덤비는 법이다. 더구나 비담군은 막강한 전력이다. 수세에 몰렸다고 뒤까지 막으면 죽기를 각오하고 역공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전세가 뒤집힐 수도 있다. 그때 몸을 돌리던 김유신이 충혈된 눈으로 협려를 보았다.

“비담군을 격멸시키고 나서 전하의 장례를 치르도록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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