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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예술적 기질을 미래 육성 산업으로
전북의 예술적 기질을 미래 육성 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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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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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규 아신그룹 회장
김홍규 아신그룹 회장

전북에 오는 이들에게 한 상을 잘 차려 내면 ‘사불여(四不如)라고 관리는 아전만 못하고, 아전은 기생만 못하고, 기생은 소리만 못하고, 소리는 음식만 못하다’는 말을 꺼내며 감격스러워 한다. 예법을 중시하는 종가에는 아주 고급스런 제기 세트를 갖추고 있는데 대개 남원 공방에서 장인이 예닐곱 번 옻칠해서 정성스레 만든 것이다. 거기에 방짜 유기 수저와 전주 한지에 그린 병풍까지 더하면 한 집안의 품격이 한껏 올라가게 된다.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지리, 산수, 인심, 생리 4요소를 꼽고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전북(남원)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전북은 침선장, 소목장, 선자장, 악기장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한 예향이다.

전북은 지금의 판소리 전통이 살아있게 만든 수많은 명창들이 태어나고 묻힌 소리의 고장이며, 한량무나 살풀이 춤, 시조창, 가야금 산조 등등 한국 전통 예술의 산실로 대한민국의 혼을 보여주는 창문이 되고 있다. 이런 어마어마한 예술적 기氣를 살려 연예계나 스포츠계에서 맹활약중인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다. 예술적 기질, 그 가운데에서도 음악적 기질은 긍정적 요소를 기본으로 한다. 슬퍼도 노래하고, 기뻐도 춤을 추면서 풀어내는 무한한 긍정성이 우리 도민의 기질과 가치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전북 도민의 예술적 기질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인물로 꼽으라면 단연코 방탄소년단을 키워낸 방시혁을 들 수 있다. 그의 부모님은 두 분 다 전주 출신으로 아버지는 전주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행정고시로 공무원에 입신했다. 서울지방노동청장,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어머니는 전주여고를 나와 서울대를 졸업하였다. 그분들은 엘리트 출신임에도 자녀들의 예술적 기질을 포기시키거나 만류하지 않았다. 방시혁은 서울대 미학과를 갔으나 결국은 음악인의 길로 들어서서 지금의 한류 열풍의 핵 방탄소년단을 키워냈다. 이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행운 같은 게 아니라 오랜 세월 맥을 이어온 전북의 예술 혼이 알게 모르게 몸에 배어있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멋과 흥을 내는 법을 부모님과 주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게 아닌가.

여기에 우리가 한 가지 더 주목해 볼 것은 이러한 전북의 예술적 기질이야말로 미래 4차산업의 근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방시혁의 친척인 방준혁은 게임회사 넷마블의 의장이고 방시혁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대표이다.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있는 곳에 두 회사의 게임과 노래가 진출하지 않은 곳이 없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인간의 희노애락을 파는 문화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런 세계적인 문화 기업은 한국 예술의 전통과 맥을 전승하고 육성해 온 전북이라는 토양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 상황 앞에서 ‘희노애락’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거듭되는 불황에도 영화, 음악, 게임 등이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K-pop을 비롯한 문화산업이 미래 4차 산업의 주역이 되는 필연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전북의 예술적 기질을 이어받은 인재를 양성하는 데 여러 전북인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멋과 풍류의 전북 예술로 미래 산업을 선도할 청사진을 다 같이 그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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