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8-09-21 10:58 (금)
정치의 품격
정치의 품격
  • 기고
  • 승인 2018.09.12 1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규백 국회의원·서울 동대문구갑·더불어민주당
안규백 국회의원·서울 동대문구갑·더불어민주당

오늘은 정치의 품격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나라에는 국격(國格)이 있고, 사람에게는 품격(品格)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한국 정치의 품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영국의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모든 나라는 그 나라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진다.”고 했고 프랑스의 사상가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모든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했습니다. 유래 없는 규모의 평화적인 시민운동이었던 촛불혁명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 국민의 수준을 의심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과연 우리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치를 향유하고 있을까요.

이 질문에 아마 많은 분들께서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하셨을 것입니다. 300명의 의원 모두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많은 국회의원들이 자기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합니다. 지역구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해당 정부부처와 함께 더 나은 대안을 찾아 머리를 싸맵니다. 국회의원의 직무영역은 정답이 없는 것이어서, 더 나은 방안을 얻기 위해 한계까지 스스로를 채근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그럼에도 국민은 정치에서 등을 돌리고, 무관심은 정치 수준의 저하로 이어집니다.

원인은 우리 정치의 품격에 있습니다. 2012년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의 통과로 국제 망신의 대명사와 같았던 국회 내 폭력사태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우리 국회의 수준이 우리 국민에게 걸맞은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말’입니다.‘개가 그처럼 친구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꼬리만 흔들지 혀를 굴리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영국 속담이 시사하는 바는 가볍지 않습니다. 특히 ‘모든 화근은 혀끝에 있다.’는 말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정치인에게 있어서 금과옥조와 같은 문구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인의 말은 정치인 개인의 성패를 떠나 정치 자체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혐오를 가르는 수단이 됩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말을 가볍게 다루는 동료의원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선명성과 자극성만을 좇아 말을 함부로 하다가 설화(舌禍)에 휩싸인 사람은 정치혐오를 야기함으로써 우리 정치 문화의 발달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근자에도 일부 정치인이 온라인 혹은 단상에서 막말을 일삼으며 국민적 반감을 일으키곤 했습니다. 반면 품격 있는 말은 정치의 수준을 높입니다. 말 잘하는 정치인의 표본과도 같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전 국민에게 전파했고, 독재에 맞서 우리 사회를 일깨웠습니다. 어느 쪽이 우리 정치의 품격에 도움이 되는지는 분명합니다. 우리 국민의 수준에 부합하는 정치의 품격은 먼저 수준 높은 말을 통해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는 말이 적어야 합니다. 말이 많으면 운세가 오다가도 나가는 법입니다. 둘째는 결론부터 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말이 수식 없이 담백해야 합니다. 수식어가 많으면 말이 길어지고 실수를 연발하게 됩니다. 셋째는 말에 겸손과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건전한 말의 자신감이야말로 성공의 원천이 됩니다. 말을 할 때마다 이러한 원칙에 어긋나지 않도록 삼가곤 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우리 정치의 품격을 높이는데 일조하기를 바라며, 모든 정치인에게 문화로서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