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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사람도 사랑합시다
아랫사람도 사랑합시다
  • 국승호
  • 승인 2018.09.13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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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승호 제2사회부 기자. 진안.
국승호 제2사회부 기자. 진안.

진안군이 지난 3일부터 도청 감사관실에서 나온 감사단으로부터 종합감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공금횡령 혐의가 불거져 군청 직원 A씨가 경찰에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최근 자신이 업무상 관리하는 거액의 기금을 유용했다가 감사가 좁혀져 오자 심리적 압박을 못 견디고 자수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감사장으로 가지 않고 경찰서로 직행해 자신의 잘못을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진안군 간부급 공무원 B씨가 지난 12일 오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그는 “관련 사실을 아느냐”며 “횡령 관련 사건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그러면서 기자의 반응을 살폈다. 기자는 B씨가 전해주려는 사건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그의 태도가 평상시와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보통 때 B씨는 ‘윗분’과 관련된 어떤 것에 대해 물으면 속 시원하게 대답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간부급 공무원으로서 몰라서는 안 될 일까지도 “잘 모른다”며 애매모호하게 대답하기 일쑤였다. 그의 순수성에 의심이 갈 수밖에…….

B씨가 얘기하는 순간 무슨 의도가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번쩍 들어 당혹스럽고 불쾌했다. “모른다”는 단호한 대답에 그는 우물쭈물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뭔가 찝찝한 뒷맛이 여운으로 남았다.

평소 B씨는 직원들 사이에서 ‘괜찮은 사람’이라고 정평 나 있다. 하지만 이날 B씨의 행동은 세평과는 정반대였다. ‘윗분’의 안위는 소중히 여기면서 약자인 ‘아랫사람’의 고난은 헌신짝처럼 취급하는 행동이나 다름없었다. 좀 더 신중한 처신이 요구된다.

수사를 받고 있는 A씨에 대한 군청 직원들의 태도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는 이구동성의 반응이다. 평소 “인성 좋고 업무처리 능력 뛰어나다”며 칭찬이 자자했다 한다.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직원 모두가 안타까워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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