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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국립박물관의 ‘미라’
브라질 국립박물관의 ‘미라’
  • 김은정
  • 승인 2018.09.1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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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는 오래 보존할 수 있도록 처리된 시신이다. 오늘에 남아 있는 미라 대부분이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 우연히 만들어진 천연 미라도 있다.

미라는 고대 이집트를 떠올리게 하는 유물이지만 시신 보존을 위한 각각의 처리 방식으로 죽은 이를 남겨두는 문화는 인류의 오랜 역사이기도 하다. 특히 이러한 문화는 사람이 죽은 뒤 다음세상이 있다고 믿었던 문화권에서 발전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고대 이집트의 미라다. 세계 최초의 미라 역시 기원전 5000년경의 고대 이집트 미라가 꼽힌다. 시신 방부 처리법이 가장 먼저 시행된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3세기 사이에 미라 제작이 가장 활발했다. 이후 미라 제작기법은 날로 발전해 고대 이집트의 정치적·종교적 최고 통치자 역할을 했던 파라오는 물론, 새나 개, 고양이 악어 등 다양한 미라를 오늘에 남겼다. 덕분에 인류사 연구는 진전됐다.

얼마 전 브라질 국립박물관이 화재로 엄청난 양의 유물을 잃었다.

이 박물관은 200년 전통을 가진 남미 최대의 자연사박물관이다. 생물학 고고학 지질학 관련 유물은 물론 유구한 라틴아케리카의 역사를 보여주는 생활 공예품까지 2000만점이 전시되어 있던 박물관 화재는 브라질을 충격에 빠트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박물관은 브라질의 역사 그 자체였을 만큼 진귀한 유물이 보관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200년 동안의 연구로 쌓아온 지식의 보고였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화마는 별관에 있던 유물 일부와 도서관 장서 5만권을 제외한 90%의 소장품을 삼켜버렸다.

소실된 귀한 유물 중 특별히 주목을 끄는 유물들이 있다.

이 박물관이 가장 대표적 소장품으로 꼽았던 구석기 시대의 인간 두개골 ‘루치아’를 비롯한 미라화된 두상이나 미라들이다. ‘루지아’는 아메리카에서 발견된 인간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인데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320만 년 전 인간 화석 ‘루시’에 대한 오마주로 ‘루지아’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루지아와 함께 박물관의 진귀한 소장품으로 꼽혔던 미라들은 의식주는 물론 종교의식과 생활상 등 인류문화사를 증명하는 근거였다. 기원전 750년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 테베의 미라나 35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칠레 남성의 미라, 고양이 미라 등이 다 그렇다. 그러나 이들 미라는 실체 대신 기록으로만 남았다. 고대인들이 남겨준 귀하디귀한 인류의 흔적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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