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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83) 9장 신라의 위기 19
[불멸의 백제] (183) 9장 신라의 위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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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1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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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무엇이?”

놀란 김유신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백제군이 뒤로 물러난다고?”

“예, 일제히 뒤로 물러나고 있습니다.”

장군 품석이 보고했다. 그는 반월성 앞까지 진출했다가 비담군이 쏜 화살에 어깨를 맞았다. 그래서 어깨를 헝겊으로 동여매었지만 피투성이다.

“비담군의 역선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후 미시(2시)경, 김유신은 반월성 앞 3리 거리에서 전군(全軍)을 지휘하고 있던 참이다. 말에 올라 언제 어디라도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던 중에 보고를 받은 것이다.

“으음.”

김유신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백제군의 배신인가?”

둘러선 장수들은 거들지 않았다. 그것은 김유신의 지나친 발언이다. 백제군이 갑자기 뒤로 물러선다고 배신한 것은 아니다. 간간히 반월성에서 내지르는 비담군의 외침이 이곳까지 들려왔다. 수백명이 함께 맞춰 지르는 터라 내용이 선명하게 들린다. 이제 이쪽 신라군은 모두 들었다. 그때 옆으로 전령이 달려왔다.

“대장군, 백제군 장수가 왔습니다.”

소리친 전령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주위 장수들이 일제히 전령의 뒤쪽을 보았다.

백제군 장수가 10여기의 기마군을 이끌고 달려왔다. 부장(副將)급이다. 김유신 앞 대여섯보 앞에서 말을 세운 장수가 말에서 내리지도 않고 소리쳐 말했다.

“백제군 부장(副將) 나솔 목기반이 대장군의 말씀을 신라 대장군께 전하오!”

목기반은 건장한 체격의 30대 솔품 관등이다. 김유신이 직접 말을 받았다.

“말하게.”

“백제군은 신라 여왕이 모호하게 암살당한 의혹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이번 전쟁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하시오!”

“그렇다면 저놈들의 거짓말을 믿는단 말인가?”

김유신이 목청을 높였을 때 목기반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상대등 비담은 사신을 보내어 결백을 주장했고 그 증거로 이번에 백제군이 물러나 주면 비담군이 신라를 통일한 후에 백제와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약속했습니다!”

김유신이 숨만 쉬었고 목기반의 목소리가 황야에 울려 퍼졌다.

“비담은 약속의 표시로 아들 연청, 연석 두 형제를 백제군에게 인질로 보낸다고 했습니다!”

“…….”

“또한 비담은 김춘추공이 왜국에 가지 않고 지금 이 근처에 숨어서 여왕을 암살하고 승만공주를 여왕으로 내세우려고 한다는 것이오!”

“으음.”

김유신이 신음을 뱉었을 때 목기반이 말고삐를 쥐면서 입술 끝을 비틀고 웃었다.

“우리는 그 말을 다 믿지는 않지만 만일 그렇게 된다면 신라는 이 대륙의 끝쪽 작은 땅덩이에서 더이상 뻗어 나가지 못하고 천년을 보내게 되시리라. 김춘추공의 계략이 뛰어나지만 우물안 개구리의 간계일 뿐이오!”

“무, 무엇이!”

김유신이 소리쳤지만 곧 목이 메었다.

그때 목기반이 말고삐를 채면서 소리쳐 말했다.

“우리는 돌아가오!”

곧 목기반과 함께 백제 기마군이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졌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비담군의 외침이 뚜렷하게 울렸다.

“김춘추가 여왕을 암살했다!”

이쪽에서도 함성을 질렀지만 억지로 짜낸 외침이다. 김유신은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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