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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힘든데…‘외노자’ 밥그릇 빼앗는 민주노총
다 힘든데…‘외노자’ 밥그릇 빼앗는 민주노총
  • 남승현
  • 승인 2018.09.19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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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민노총 건설노조 전북본부, 군산 아파트 공사현장 집회
노조원 50여명 “내국인 노동자 일감 없는데, 외국인 채용 반대”
외국 근로자 15명 모두 합법…노조 측 추가 채용 조건으로 해산

민주노총이 “군산지역 경제가 어려우니 내국인 근로자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은 일을 그만하라”며 집회를 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합법적으로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에게 적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도를 넘는 외국인 차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8시 군산지역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진입로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원 50여 명이 집회를 열었다.

노조원들은 “한국인 근로자도 일감이 없는데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구나 이들은 공사현장에 들어가려던 외국인 근로자 10여 명을 향해 “끌어내야 한다”며 진입로를 가로막기도 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북지부 모 간부는 이날 현장에서 “오전 10시께 전북지역 노조원을 다 오도록 할 테니 한 명도 물러나지 말고 버텨야 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우리 근로자들이 일하려고 하는데, 건설업체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집회의 양상은 과거와 다르다.

민노총은 그동안 전국적으로 고발이나 반대 집회 등을 통해 불법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합법적으로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내놓으라고 촉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해당 건설업체 측에 따르면 이 공사현장의 총 근로자 90여 명 중 외국인은 15명으로 모두 합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같은 민노총의 도를 넘는 주장은 군산지역 경제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내·외국인 간 일자리 갈등이 격화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노조원은 이날 현장에서 “군산에서 지역 근로자들이 일하려는데, 취업하지 못하고 일자리를 빼앗긴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민노총 측과 인근 사무실에서 협상을 진행했고, 민노총 측은 조합원 근로자 추가 채용을 조건으로 집회를 중단했다.

추가 내국인 고용으로 일단락됐지만, 근로 현장에서 외국인 차별은 계속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산업인력공단이 위탁한 전북지역 외국인 인권센터인 ‘익산 노동자의 집’ 김호철 사무국장은 “민노총의 행동은 명백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다”면서 “기존에 불법 고용에 대한 민노총의 반발이 있었지만, 합법적인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업무 배제 요구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차별 근로에 대한 대응책도 협소하다. 외국인 근로자도 내국인과 같은 조건에서 근로할 자유와 권리가 있지만, 이를 침해받을 경우 노동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고용노동부 한 근로감독관은 “내국인의 집단 반발로 합법적인 외국인 근로자가 부당하게 해고됐을 경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 되지만, 근로를 하는 도중에는 마땅히 보호받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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