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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추억] 영화·드라마 속 전북 명소
[추석&추억] 영화·드라마 속 전북 명소
  • 김보현
  • 승인 2018.09.20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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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서도역, 국내 몇 안되는 목조 간이역
전주 한옥마을 학인당, 조선말 궁중 건축양식 건물
부안 ‘너에게로 정원’·‘롱롱피쉬’, 지역 특산 식물 조성 산책길
변산면 대항리 ‘노을’, 넋놓고 바라만 보아도 힐링

길지도 짧지도 않은 닷새간의 추석 연휴. 온 가족이 모여도 TV에서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 재방송을 보기 십상이다. 한창 화면에 몰입한 순간, 배우들 뒤로 보이는 배경이 어딘가 낯설지 않다.

남원의 낡은 폐역은 1930년대 독립운동가와 미국 군인이 처음 대면하는 운명적인 접선지로 변했고, 부안 바닷가의 노을 풍경은 영화를 통해 청춘의 낭만을 덧입었다.

최근 드라마·영화 속 배경지가 된 전북지역의 명소들. 추석 연휴, 배우 덕분인지 카메라 기법 때문인지(?) 왠지 달라 보이는 그곳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어제는 멀고, 오늘은 낯설며 내일은 두려운 격변의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중)

요즘 방영 중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큰 화제다. 일본 지배를 받고 미국에 침략당했던 혼란의 조선 시대, 사대부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애신(배우 김태리)과 어릴 적 미국 군함에 승선해 도망친 노비 출신 미군 ‘유진 초이’(배우 이병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남원 서도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남원 서도역. 애신과 제복 입은 유 진 초이가 처음 만나는 장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남원 서도역. 애신과 제복 입은 유 진 초이가 처음 만나는 장면.

드라마‘미스터 션샤인’은 시대 상황을 잘 보여주는 배경지들이 인상적인데, 주된 촬영지 중 하나가 ‘남원 서도역’이다. 3화·4회·8화 등 어딘가 멀리 이동하는 장면이 나오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서도역은 1931년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2002년 남원역이 신축 이전하면서 폐쇄됐다. 소설 <혼불>의 배경이기도 한 옛 역사는 주민들의 청원으로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잘 보존돼 있다.

남원 서도역
남원 서도역

국내에 몇 안 되는 1930년대 목조 역사 건물. 기왓장이 넓게 깔린 낮은 지붕과 나이테가 까맣게 드러나는 나무 기둥은 카메라에 담기만 해도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하다.

제복을 입은 유진 초이(배우 이병헌)와 독립운동가의 신분을 속인 양반가 규수 애신(배우 김태리)의 첫 대면, 자신이 총을 쏜 독립운동가가 애신인지 혼란스러워하는 동매(배우 유연석)의 감정도 배경과 어우러져 극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 전주 학인당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에 등장하는 학인당. 유진 초이가 부모의 원수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장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에 등장하는 학인당. 유진 초이가 부모의 원수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장면.

전주한옥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고택. 민가 중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된 곳. 요즘은 ‘미스터 션샤인 고택’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부모의 죄가 곧 자식의 죄다.” 유진 초이(배우 이병헌)는 이곳에서 몸종이었던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양반)에게 총구를 들이댄다. 정갈하고 고풍스럽게 보이는 한옥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양반의 권세와 위신을 잘 보여준다.

실제 학인당은 조선 말 한국 전통 건축기술을 전승받아 지은 당시의 상류층 주택이다. 조선왕조 붕괴 후 궁중 건축양식을 민간주택에 도입했다.

100년 고택 전주 학인당
100년 고택 전주 학인당

 학인당 외에도 전주한옥마을 내 경기전, 향교, 전동성당 등은 사극 영화·드라마 단골 촬영지다. 영화‘광해’·‘역린’, 드라마‘구르미 그린 달빛’등의 장면과 비교하는 것도 묘미다.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변산’. 이준익 감독과 주목받는 배우인 박정민·김고은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부안의 인위적이지 않은 색과 정취는 투박하지만, 변함없이 따뜻하게 맞아주는 고향 이미지를 잘 나타냈다.

△ 부안 ‘너에게로 정원’·‘롱롱피쉬’

부안 너에게로 정원
부안 너에게로 정원

영화 ‘변산’에서 청춘의 톡톡 튀는 활기, 인생의 좌절 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이는 곳. 바로 도심 속 녹색재생 공간 ‘너에게로 정원’과 물의거리 명물 조각상 ‘롱롱피쉬’다.

주인공들의 일상 무대인 ‘너에게로 정원’은 부안 특산종인 부안 바람꽃과 미선나무, 호랑가시나무 등 꽃과 나무가 늘어서 있어 지역색을 잘 나타낸다.

‘롱롱피쉬’는 부안읍 물의거리 실개천 양 끝에 물고기의 머리 부분과 꼬리 부분을 설치한 조형물 분수대다. 밤이 되면 오색 조명이 물고기 분수대를 비춰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화에서는 녹록하지 않은 무명 래퍼 학수(배우 박정민)의 삶을 대변하듯 애절한 버스킹 음악이 물고기 분수를 타고 흘러나온다.

주인공 학수(배우 박정민)의 감성을 되새기는 법. ‘롱롱피쉬’옆 산책길 걷기를 추천한다. 휴대전화로 잔잔한 음악을 재생하는 것은 필수다.

△ 변산면 대항리 ‘노을’

영화 변산 속 노을 장면
영화 변산 속 노을 장면

영화 ‘변산’에 담긴 부안의 명소는 많지만 가장 놓칠 수 없는 곳이 있다. 학수(배우 박정민)가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선미(배우 김고은)와 나란히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장면은 변산면 대항리 378-1번지에서 촬영됐다.

어린 시절 학수는 이곳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두 줄짜리 시 ‘폐항’을 썼다. ‘내 고향은 폐항/ 가난해서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다네.’

선미는 수없이 본 노을이 ‘저리 고울 수 있겠다’고 느끼게 된 건 함께 본 학수 덕분이라고 했다. 대항리 378-1번지에서 본 노을도 영화 ‘변산’이 떠오르면서 특별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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