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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85) 10장 백제령 왜국 1
[불멸의 백제] (185) 10장 백제령 왜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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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2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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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왕이 계백을 불렀을 때는 오후 미시(2시) 무렵이다. 신라에 갔던 대장군 협려가 기마군을 이끌고 회군해온다는 기별이 온 후다. 그동안 신라의 정변은 수시로 전령이 달려와 보고를 한 터라 백제 조정은 그다지 동요하지 않았다. 대신들과 상의한 의자는 김춘추, 비담간의 추잡한 왕좌 다툼에 끼어들지 않고 비담의 약속을 믿기로 한 것이다. 의자가 단하에 엎드린 계백에게 말했다.

“은솔, 너 왜국에 다녀오도록 해라.”

갑작스런 명이었지만 계백이 잠자코 허리를 굽혔다가 폈다. 따르겠다는 표시다. 의자가 말을 이었다.

“백제방 방주 풍왕자가 사신을 보내왔다. 근래에 신라 첩자들이 수시로 아스카에 들락인다는 것이다.”

의자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김춘추가 보낸 놈들일 것이다. 놈들은 반(反) 백제계 고관들을 접촉해서 왜국과 백제간의 불화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또 김춘추다. 계백이 입을 열었다.

“김춘추가 왜국에 갔다는 소문이 있지 않습니까? 김춘추를 만나면 베어 죽일까요?”

“김춘추는 신라 땅에 숨어 있을 것이야. 여왕을 죽이는 대공사를 지휘했을 것이다. 김유신 따위는 그런 일을 결정할 수 없다.”

의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왜국은 우리 백제가 공을 들여 세워놓은 속국이다. 대백제와 왜국은 일심동체인 것이다. 네가 가서 풍왕자를 도와 신라 첩자단을 소탕하라.”

“예, 대왕.”

“구드레 포구에 전선(戰船) 3척을 준비해줄테니 네가 지휘하는 기마군단에서 3백명만 추려가도록 해라.”

“예, 대왕.”

“닷새 안에 떠나도록 해라.”

자르듯 말한 의자가 용상에서 일어나 대왕청을 나갔을 때 계백 옆으로 대좌평 겸 병관좌평 성충과 내신좌평 흥수가 다가왔다.

“은솔, 저쪽으로 가세.”

흥수가 먼저 앞장을 서서 옆쪽 접견실로 다가가며 말했다. 곧 접견실에 셋이 둘러앉았을 때 성충이 말했다.

“혼란한 시기야. 고구려에 패퇴한 당이 잠깐 주춤하고 있지만 전운은 아직 꺼지지 않았어.”

계백이 머리만 끄덕였고 흥수가 말을 이었다.

“신라 내부가 분열되어 김춘추가 왕을 죽이고 비담과 왕권을 차지하려는 전쟁을 하고 있지만 당은 신라가 망하도록 놔두지 않을 거네.”

그렇다. 안시성 싸움에서 당황제 이세민은 계백의 화살에 맞아 애꾸가 되었지만 아직도 건재했다. 만일 신라가 백제와 합병이 되거나 멸망한다면 당은 등에 칼을 맞게 될 것이다. 성충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받았다.

“중원에서는 항상 변방의 적들을 서로 싸우게 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수단으로 왕국의 안녕을 도모해왔는데 신라가 망해버리면 등에는 백제와 고구려뿐이니까.”

“대감, 제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대왕께서는 신라 첩자단을 소탕하라고만 하셨는데 자세한 지시를 내려주시오.”

계백이 말하자 성충과 흥수가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며 웃었다. 그러더니 흥수가 말을 이었다.

“소가 대신이 요즘 왜국 조정에서 전횡하고 있네. 왜왕과 백제방 방주 풍왕자의 권위를 무너뜨릴 기세야.”

그때 성충이 말을 받는다.

“소가가 당의 지원을 받는 것 같아. 신라 첩자단과 함께 소가를 제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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