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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88) 10장 백제령 왜국 4
[불멸의 백제] (188) 10장 백제령 왜국 4
  • 기고
  • 승인 2018.09.3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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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부친 에미시와 헤어져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온 이루카가 중신들에게 말했다.

“소가 가문이 왜국에 집권한 지도 1백년이다. 그중 50년간은 왜국 왕의 섭정으로 통치했다. 이만하면 때가 된 것이 아니냐?”

거침없는 언행이다. 청 안이 조용해졌다. 이루카의 저택은 규모가 부친 에미시의 저택을 능가한다. 성벽 같은 담장이 내성, 외성 구분으로 두 겹으로 둘러쳐졌고 저택 안에 주둔한 사병(私兵)은 2천명이나 된다. 마치 궁성이나 같다. 그때 중신 아베가 나섰다. 40대 중반의 아베는 대를 이어서 소가 가문에 충성한 호족가문이다.

“대감, 백제방에서 본국으로 밀사가 떠난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이곳 정세를 보고했을 테니 대비를 해야 됩니다.”

“무슨 대비 말이냐?”

이루카가 묻자 아베가 주위부터 둘러보고 대답했다.

“아스카 주위에 왕실파 백제방에 불만을 품은 호족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자들은 기회만 오면 원한을 갚으려고 합니다.”

모두 숨을 죽인 것은 아베의 의중을 알기 때문이다. 그때 이루카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방법이 있느냐?”

“신라가 보낸 밀사단에 검객이 끼어 있다고 합니다.”

“누구한테 들었느냐?”

“신라의 밀사 잡찬 김부성한테서 직접 들었습니다.”

“그자가 너에게 그 말을 해준 속마음이 무엇일까?”

“백제방의 고관이나 백제방의 수족이 되어 있는 왕실 관리들을 처치하는데 써달라는 뜻이겠지요.”

“교활한 놈들이지만 쓸모는 있군.”

“대감, 왕위가 왕후에게 넘어가도록 놔두실 겁니까?”

이번에는 또 다른 중신 아소가 물었기 때문에 이루카가 보료에 몸을 기댔다. 조금 전에 부친 에미시 앞에서 말을 꺼냈다가 꾸중만 들었던 것이다. 이루카의 중신들은 모두 이루카와 생각이 같다. 이윽고 이루카가 입을 열었다.

“백제 본국에서 어떤 대처 방안이 나올지 모르지만 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겠다.”

이루카의 두 눈이 번들거렸다.

“내 조상은 백제계지만 왜국에까지 와서 백제왕의 신하가 되지는 않겠다.”

모두 숨을 죽였고 이루카의 목소리가 청을 울렸다.

“왜국에서 대권을 장악한지 어언 1백년 가깝게 되는데도 우리가 백제방 휘하에서 지내야 한단 말이냐?”

“지당하신 말씀이오.”

아베와 아소가 동시에 말했다.

“이번에 독립을 해야 됩니다.”

“아베, 신라의 밀사를 만나라.”

이루카가 말하자 아베가 상반신을 기울였다.

“예, 주군. 만나겠습니다.”

“풍왕자는 왕궁에 갈 때 동화(東和寺) 앞을 지난다고 알려줘라.”

“예, 주군.”

“요즘은 왜왕이 죽었기 때문에 매일 왕궁에 갈 것이다.”

“예, 주군.”

대답한 아베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이루카를 보았다.

“신라 밀사는 그 보상을 바랄 것입니다. 어떻게 말해줄까요?”

“백제방이 무력해지면 신라와 당이 만세를 부르겠지. 그래, 신라인 몇 명을 관리로 임명해주겠다고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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